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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08. 2022

해미 쉼표

해미읍성 카페에서의 잠시 머무름

서산(瑞山)과 해미(海美)중 어떤 지역명이 더 정감이 가는지 모르겠지만 해미라는 지역명은 오랜 시간 서산을 대신하는 지명이기도 했었다. 해미는 1413년 현감을 두었으며 1895년(고종 32) 군(郡)이 되기도 했던 곳이다. 읍성이 있었으니 이 지역의 중심 역할을 했던 공간이기도 하다. 해미읍성은 1418년(태종 18) 충청도에 설치된 두 개의 병마절도사영(兵馬節度使營) 중 하나로 1491년(성종 22)에 완성되었다. 

도의 국방 책임을 맡아 유사시 군사적 전제권을 행사할 수 있었던 병마절도사가 있었던 곳이니만큼 이곳의 전략적 중요성을 크게 보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해미읍성 앞에는 넉넉한 공간에 편안해 보이는 의자가 만들어져 있다. 마치 병마절도사가 입었을 갑옷과 유사한 디자인처럼 보이기도 한다.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아서 편하게 앉아 있을 수는 없었지만 가볍게 음료를 한잔 하면서 쉬기에 좋다. 

해미읍성의 앞에 조형물에는 해미읍성의 간단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만들어두었다. 

서산시는 해미성지와 해미읍성 등 지역의 역사, 문화, 경관을 즐길 수 있는 5개의 여행길을 조성해두었다. 바다(아라)와 산(메)이 어우러진 길이라는 의미로 ‘아라메길’이라 불리는 첫 번째 길이다. 

요즘에는 작은 공간도 특색 있게 조성해둔 곳이 눈에 뜨인다. 입지만 좋다면 규모와 상관없이 색다른 뷰와 함께 여유를 줄 수가 있다. 이곳은 옛날에 다른 용도로 사용되던 건물을 카페로 리모델링해서 사용하고 있는 해미당이다. 

음료를 주문하고 내부를 한 번 올라가 보았다. 일본에는 이런 구조의 카페나 건물이 적지가 않다. 오래된 건물을 허무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활용해서 새롭게 공간을 창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에도 땅콩집이라는 이름으로 한 때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이곳은 말 그대로 해미읍성을 잘 볼 수 있는 View맛집이라고 부를 만한다. 전체적인 구조는 벽돌식구조에 우드로 처리를 해둔 것이 특징이다. 

향이 좋은 커피 한잔과 함께 이곳에서 해미읍성을 바라보아도 좋고 신선한 청귤에이드와 함께 잠시의 시간을 보내봐도 좋은 곳이다. 


해미읍성을 밝히던 해는 저 건너편으로 떨어졌지만 아직 식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밝다. 해미읍성에서 코 닿을 거리에 있는 읍성 밖의 해미천 연안은 천주교도들의 생매장 순교지였다고 한다. 

청귤 에이드를 한 잔 주문해보았다. 해미의 여숫골은 병인박해가 시작될 때 해미읍성의 서쪽 나무가 우거진 ‘숲정이’라 불렀던 곳이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 있다. 

해미면을 한눈에 보기 좋게 안내도로 만들어두었다. 메타버스 등으로 입체적으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시대이기도 하지만 직접 가서 보는 것만큼의 경험을 주는 것은 쉽지가 않다. 서산하면 해미읍성이 생각날만큼 대표적인 관광지이자 랜드마크인 해미읍성은 서산 9경중 1경으로 지정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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