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려줄 것은 생각과 의지와 본질
배우는 방식과 시대가 원하는 교육과 정보가 다를 뿐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은 없다.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고 하지만 깨닫는 방법의 본질만 알면 유학이나 양자역학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는 것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는 빠른 길만 배워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상에 정해진 것이 없으며 항상 만물의 변화와 함께 해야 한다는 주역과 끊임없이 입자와 파동으로 변화하는 양자 역할과 다를게 무엇인가.
지금도 대종가의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집안은 주춧돌이 되는 큰 집안이 있을 때 가능하다. 대전 대덕구의 대표적인 대종가라고 하면 은진 송 씨가 있다. 쌍청당이라는 고택은 바로 조선 전기의 학자인 쌍청당 선생이 머물던 곳이다. 이곳을 중심으로 은진 송 씨는 가문을 이루어나갔다.
조금은 다른 모습이지만 대종가를 생각하면 일대종사라는 영화가 연상된다. 무술을 배우는 것과 집안의 전통을 이어가는 것은 비슷한 측면이 있다. 자신을 볼 줄 알고 주변을 볼 줄 안 다음에 사람을 볼 수 있게 된다. 일대종사라는 영화는 가문을 이어 무술을 이어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무술은 형이권, 팔괘권, 영춘권, 팔극권이다. 이다이쭝스(一代宗師, 일대종사)는 무술에서 위대한 스승을 가리키는 중국어 표현이다.
쌍청당의 송유는 가문을 이은 가문의 상징이다. 수많은 성씨가 있지만 은진 송 씨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은진 송 씨 중에는 일대종사라고 불릴만한 사람들이 여럿이 나왔다. 동춘당 송준길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한국의 대종가들의 특징을 보면 학문과 정신, 음식, 술, 의학 등까지 오랜 전통이 있다. 시간이 축적된 힘은 단시간에 사라지지는 않는다. 진정으로 물려주어야 할 것은 물질적인 것에 앞서서 생각과 의지와 본질이다.
쌍청당의 담벼락 옆을 걸어서 올라간다. 대종가가 물려준 것 중에 가장 와닿는 것은 음식이기도 하다. 음식을 대충 만드는 음식점을 보면 때론 화가 밀려온다. 음식은 생명이요. 살아가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인데 그 따위로 만들고 돈을 위해서 양심을 파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대덕구에서는 오는 3월부터 혁신 정책 연수 프로그램인 2022 대덕구 혁신 로드를 운영한다고 하는데 여기에 공정관광이 포함이 되어 있다. 공정관광이라는 것은 다양하고 다채로운 측면을 보여주는데 의미가 있다.
다시 걸어서 위쪽으로 오면 송애당이 나온다. 쌍청당에서 송애당으로 이어지는 길도 걷기에 그만이다. 대종가를 이루는 데 있어서는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함이 아니라 똑바로 서 있는 자립하는 자신에게 있음에 있다.
사람이 사는 세상은 이렇게 명확하게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중첩 상태로 보이기도 한다. 사람의 마음이 파동을 만들어서 누군가에게로 전해지기도 한다. 하나의 생각이 항상 머물러 있을 필요는 없지만 스스로가 무엇을 향해가는지는 알아야 한다.
아직 봄에 피는 매화가 나올 시간은 아니지만 매화꽃이 어울리는 공간이다. 고택에는 벚꽃보다는 매화가 어울리는 것은 왜일까. 가장 먼저 피는 목련도 좋지만 분홍색과 붉은색이 어우러진 홍매화가 필 때 가장 멋스럽고 그곳에서 살았던 사람의 생각이 엿보이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