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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26. 2022

봄의 창고

연산의 새로운 변화 문화창고

봄의 침묵 대신 우리는 봄의 향기를 기다린다. 봄이 침묵하는 것만큼 삭막한 일이 있을까. 수많은 동식물들이 살아가는 이 공간에서 어디선가에서는 새로운 것들이 등장한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모르지만 느릿느릿 시선을 옮기고 감각을 느끼다 보면 변화하는 것이 보인다. 마치 3월을 앞둔 연산의 변화처럼 말이다. 오래된 연산역 주변으로 변화가 있었지만 그것도 잠시 침묵을 지키고 있었는데 최근에 오래된 창고 룰 문화창고로 바꾸면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연산역에서 살짝 떨어진 곳에 자리한 창고가 네 개 있었는데 각기 다른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사업방향과 오래된 것의 활용만 잘 맞아떨어지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특히 전국에는 오래되어 사용하지 않는 창고가 정말 많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지역의 활성화와 오래된 자원의 활용이라는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과거 농민들의 쌀 수매를 위해 지어진 연산 미곡창고가 다양한 문화예술활동 및 체험시설을 바탕으로 한 ‘공간의 재탄생’되었다.  연산 문화창고 개관 기념으로 오는 3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다시 봄, 다시∶봄’을 주제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이름을 올린 돈암서원과 연계하여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인데 전시회에 앞서 먼저 찾아가 보았다. 

다양한 관점으로 채색해낸 작품들이 이곳에 전시되어가고 있었다. 연산 문화창고는 농촌지역의 공실화와 인구감소 등 인구 부족 지역이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지역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공간이다. 자세히 보면 크고 작은 다양한 그림들이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역 유휴시설을 단순히 철거·정비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지역이 가진 특별한 콘텐츠를 담아 사람을 모이게 하는 ‘관광명소’로의 전환이 목표다. 

이곳은 좀 빠르게 봄이 찾아온 느낌이다. 본격적인 운영이 얼마 안 남아서 그런지 몰라도 이곳에 관계된 관계자들의 표정에는 기대감이 묻어 있었다. 

연산 문화창고 담쟁이 예술학교(1동)는 다양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췄으며, 카페(3동), 다목적홀(4동) 등을 비롯해 기찻길 옆 예술놀이터(5동)의 2차 사업이 추진 중이라고 한다.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또 다른 문화공간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카페가 탁 트여 있는 것도 좋지만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있다. 멀지 않은 곳에 새로운 봄의 창고가 만들어져서 반갑기만 하다. 

아직 빵의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지는 않지만 이곳만을 대표할 수 있는 먹거리가 생겨나면 사람들이 기꺼이 이곳을 찾아갈 듯하다. 

그림이지만 이곳에서는 이미 봄이 찾아와 있었다. 한 나무에서 노란색과 분홍색의 꽃이 같이 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해진 것은 없으니 말이다. 그런 말이 있다. 군자는 화목하되 다른 사람에 휩쓸려 부화뇌동하지 않으며 소인은 같은 것을 추구하는 것 같은데 불구하고 화목하지 못하다. 

2022년의 봄은 조금은 다르게 다가온다. 생각의 변화일 수도 있고 패턴의 변화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열려 있기에 가능성도 더 많아질 수 있어 보인다. 

 ‘다시 봄, 다시∶봄’이라는 전시전에서는  동양화, 사진, 설치, 팝아트, 퍼포먼스, 키네틱 아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지역 예술인 및 국내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당신의 봄이 침묵할지 아니면 화사하게 피어날지는 선택의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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