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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7. 2021

삼거리

벽골제와 아리랑문학관이 있는 김제 부량면

사거리라고 하면 무언가 정감이 없고 삼거리라고 하면 무언가 추억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김제하면 벽골제가 유명하고 아리랑이라는 소설책이 있는 아리랑 문학관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부량면은 다소 낯설게 다가온다. 부량면은 노령산맥의 정기가 서행하다 한데 뭉친 명금산을 동에 두고 서해까지 펼쳐진 광활한 평야에 위치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농업이 발달된 곳이다. 부량면은 백제시대 야서이현, 통일신라시대 김제군 야서현, 고려시대 김제군 거야현, 조선시대에는 김제군 흥부량이라 불렀던 곳이다. 

부량면의 행정을 책임지는 부량면행정복지센터는 벽골제로 208에 자리하고 있다. 미질 좋고 입맛 좋은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부량 벽골미는 김제 지평선쌀과 벽골제 청결미로 전국으로 나가고 있다. 

농사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소박하게 그려져 있다. 이곳에서도 생산되는 보통 올벼쌀이라고 하면 잘 모르겠지만 올벼쌀은 찰벼로 황숙기 85% 정도에서 수확하여 가마솥에 쪄서 현미로 도정한 쌀로 색다른 맛이 있다. 

한쪽에 있는 새 주소 안내도를 보니 벽골제, 제주방죽, 신털미산, 벽골제 마을,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 등이 모두 부량면에 자리하고 있었다. 왜 제주방죽이라고 부르는가 했더니 조선시대 태종 15년에 벽골제 대보수 당시의 일로 제방의 길이가 워낙 길어서 출역 나온 고을 구간별로 작업배치를 받았는데 제주도와 완도 장정들은 명금산 자락에 작업배치를 받아 이때 방죽을 하나 만들어 놓은 것이 인연이 되어 제주 방죽이라고 부르고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삼거리 카페에 와서 음료를 하나 주문했다. 이곳을 운영하시는 여성분이 개와 함께 있었는데 이 벽화는 그런 관계를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잠시 쉼을 청해볼 겸 음료도 하나 주문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김제에는 워낙 큰 카페들이 많아서 소박하게 느껴진다. 

음악을 좋아하시는지 오래되었지만 소리가 좋기로 유명한 오디오들이 눈에 뜨였다. 라틴어의 '들을 수 있는' 또는 '듣는 감각의'라는 뜻의 'audire'에서 유래한 오디오는 전기신호와 음파가 바뀌게 만들어서 우리 귀의 고막을 울리게 한다. 

책들도 있어서 책을 한 권 읽으면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지만 공간은 조금 작은 편이다. 소리는 요즘에 더 중요하게 언급되고 있는 것 같다. 오디오북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일상에서 쉽게 책을 읽는 환경을 조성한 오디오북의 확산 덕에 전체 독서량은 증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음료를 만드는 동안 카페 안의 다육이를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었다. 

몰입감 있는 이야기는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질 수 있다. 벽골제는 자주 가보았지만 부량면의 한적한 곳에 자리한 삼거리는 처음 와보았다. 듣는 감각을 키우듯이 느낄 수 있는 감각을 키우는 것도 많은 것을 경험하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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