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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01. 2022

더 배트맨

탐욕에서 자유롭지 못한 자본주의 민낯

배트맨 시리즈에서 악역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들 중 조커를 제외하고 대부분 탐욕에 눈이 먼 것으로 등장한다. 자본주의는 개개인의 성취욕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탐욕으로 인해 더 큰 문제를 만든다는 단점이 있다. 그걸 완화해줄 수 있는 것이 정치이지만 정치인인들 탐욕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법은 있지만 법을 집행하는 것은 사람이다.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한들 그것이 청렴과 연결되지는 않는다. 손안에 힘이 있으며 감시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부패한다. 아니 부해한 것조차 스스로 깨닫지 못하게 된다. 


더 배트맨은 매우 묵직하게 그려냈다. 돈이라는 대상 앞에 도시의 부패한 공직자들과 고위 관료들이 고담에 넘쳐난다. 겉으로는 부패청산을 외치면서 더 부패한 일을 저지른다. 항상 TV나 미디어, 언론 등이 말하는 대로 믿지 말하지만 사람들은 항상 흔들린다.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만 취사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생각한 방향에 맞아떨어지는 정보만 받아들이면 평생 변하지 않는다. 

우리는 복수에 열광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빈부격차, 계층의 갈등, 이념의 갈등, 젠더 갈등은 모두 누군가에게 향하게 된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누군가에게 쏟아내라고 자꾸 몰이를 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갈등은 그렇게 시작하고 서로를 공격하게 만든다. 사이코 범인의 미스터리를 수사하면서 그 모든 증거가 자신을 향한 의도적인 메시지였음을 깨닫게 된 베트맨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사람이 바뀔까? 이런 생각도 든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이 모인 도시고 쉽게 바뀌지 않는다. 재개발을 통해 도시를 바꾸겠다는 브루스 웨인의 아버지 토머스 웨인은 그 돈으로 인해 희생이 된다. 더 배트맨의 도시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와 다를 것이 없다. 기본적으로 사람은 악하지 않지만 상황이 충분히 악하게 만든다. 그 선택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럴만한 것이라고 자신을 설득해서 더한 탐욕의 수렁에 빠져들게 된다. 

기본 배트맨에서 보면 첨단 무기가 등장하면서 볼거리를 만들었지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그 힘을 빼버렸다. 그럴듯한 첨단 무기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하드 한 느낌의 영화 분위기가 분위기를 다크 하게 만들기만 한다. 배트맨은 악과 선의 애매한 경계에서 방황하는 고독한 운명을 타고났다. 고독과 싸우고 운명에 맞선다는 것은 모든 사람의 저변에 깔려 있는 것일지 모른다. 남다른 재능을 지닌 자는 그걸 짊어져야 할 숙명도 같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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