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재봉의 시간

나는 차 마시러 하동으로 간다.

필자가 나중에 차와 관련된 이야기를 쓴다면 아마도 하동부터 시작할 듯하다. 하동에는 정말 다양한 차맛이 있다. 기본적으로 녹차가 많이 생산되는 지역일 뿐만이 아니라 녹차를 발효해서 만든 차들도 많고 하동의 자연에서 나오는 꽃차들도 정말 많다. 게다가 커피를 연구해서 맛있는 커피만을 내놓는 곳들도 적지 않다. 맛을 계속 찾아다니다 보면 녹차의 그 향기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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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의 한 카페에 커피콩이 있어서 한 줌 들어보았다. 해결해야 될 사회적인 이슈가 있기는 하지만 이제 한국인의 소득 수준은 먹고사는 것을 넘어서 경험을 소비하기 시작했다. 아직 나이가 많으신 분들은 음료 한 잔이나 한 끼의 식사 가격에 민감해하지만 경험을 소비한다는 것은 이제 전반적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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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봉은 경남 하동군 악양면 신대리 산 69-1에 있는데 남산천을 올라가면 다시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삼화 저수지로 가는 길목과 자연이 살아 있는 구재봉 자연휴양림의 이정표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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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건조한 시기이기도 하다. 불이 잘 날 수밖에 없는 환경인데 겨울에도 푸르름을 보이는 것은 소나무와 같은 상록수들뿐이다. 잎이 남아 있다는 것은 타기에도 좋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역마다 잘 자라는 나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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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자락 구재봉에 있는 구재봉 자연휴양림은 지리산과 섬진강의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며 쉴 수 있는 곳이다. 정자로 걸어가 본다. 하동군에서는 녹화된 산림을 보다 품격 있고 가치 있는 산림자원으로 육성하고자 숲 가꾸기 기간인 매년 11월 관내 조림지에서 숲 가꾸기 행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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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으로 올라오니 출렁다리도 아닌 그물 다리가 나온다. 들어가지 말라는 팻말이 없어서 건너가 보는데 무언가 기분이 묘하다. 어디선가 찢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이곳을 건너갈 수 있는 것인가란 생각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발을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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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를 바라보면 대략 이런 모습이다. 만약 잘못되어서 떨어져 봐야 다리 정도가 부러질 정도의 높이처럼 보인다. 구재봉 일원에 조성된 구재봉 자연휴양림은 75ha 규모의 생태 숲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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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위쪽으로 올라오면 조금 더 창의력을 발휘한 펜션 같은 숙박공간이 나오는데 그 아래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을 최근에 만들어두었다. 주변에 설치된 것을 보아서 작년에야 완공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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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어떤 곳을 여행할 때 입혀진 스토리를 소비한다. 그래서 TV나 드라마, 미디어에서 나온 곳을 찾아가면서 그곳에서 보고 읽었던 것을 상상한다. 마치 소설 토지 속 서희와 길상의 푸른 두 소나무 이야기가 내 이야기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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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시기가 지나면 다시 물의 풍족해지는 시기가 온다. 이런 때일수록 조심스럽게 자연 속으로 가야 한다. 불을 소지할 이유가 전혀 없어서 몸에는 화기가 전혀 없다. 물론 짜증 날 때는 속에서 화기가 올라오기는 하지만 그걸로 불을 붙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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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해졌다가 단순해졌다가 쉬고 싶다가 다시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인생인가 싶다. 자신의 행복은 자신이 스스로에게 평화로운 시간을 어느 정도 주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모두들 딱히 무언가를 한 것이 없는데 봄이 찾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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