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귀의 정치

천안에 있는 이귀. 이시백 영정

인생이란 거센 물살이나 미세한 물살을 계속 만나는 과정이다. 외부에서 오기도 하고 내부에서 오기도 하지만 큰 강물이 흘러가는데 중간에 있는 커다란 바위는 그런 물살에 휩쓸리지 않고 그 자리에서 지키고 있다. 그 바위는 모든 것의 흐름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역할을 한다. 그것이 바로 반정이다. 사람들은 누군가의 속삭임이다 이득이 되는 말에 쉽게 휩쓸려간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결국 변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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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역사 속에서 성공적으로 정권을 잡은 반정이 두 번 있었다. 연산군을 몰아내고 세운 중종반정과 광해군을 몰아내고 세운 인조반정이다. 지금의 정치인들이 움직이지 않는 바위가 정상으로 돌이킨다는 반정의 의미를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반정의 본래 의미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정치인도 있을 것이다. 부동산 투기나 일삼고 법을 유린하는 것조차 자각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이 더 많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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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의 여정은 천안에 있는 이귀와 이시백의 영정을 찾아가는 길이다. 가는 길의 입구에는 작은 저수지가 있다. 아직도 철새들이 이곳에서 쉼을 청하고 있다. 이제 따뜻해지니 철새들도 날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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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정말 민감하다. 아무 소리 없이 가도 멀리 날아가버린다. 이 철새들을 잘 포착하기 위해서는 500mm까지 당길수 있는 망원렌즈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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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귀가 태어난 연안이 씨 가문은 명문가로 적지 않은 관리를 배출했지만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갔던 관리는 많지 않았던 가문이었다. 임진왜란 때 의병도 일으키는 등 적지 않은 공을 세우면서 한성을 탈환하는데 크게 기여하였지만 광해군대에 탄핵을 받고 유배되면서 광해군에게서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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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복귀를 하였지만 이귀는 김자점 등과 함께 광해군을 몰아내고 능양군을 임금으로 추대하였다. 이 공으로 정사공신 1등에 연평부원군으로 봉해진 후 탄탄대로의 벼슬길을 걷게 된다. 인조대에 임금이 도망쳤던 남한산성의 수축도 이귀의 공이었는데 정묘호란 당시 모두가 척화를 주장하였지만 최명길과 함께 강화를 주장하였던 이귀는 불가능한 정의를 실현하기보다 실현 가능한 불의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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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에는 이귀와 그의 아들 이시백의 영정은 매담리자무실이라는 마을에 자리한 문중에서 제작한 것이다. 인조반정으로 이귀는 1등 공신으로 그의 아들 이시백은 2등 공신으로 등록되게 된다. 반신상 초상화로서 조선 후기 초상화 연구에 귀중한 자료라고 한다. 사우인 경모사가 있는 곳의 옆으로 올라가면 이시백의 묘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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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제작된 초상화는 대상 인물의 신분에 따라 대략 여섯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그중 이귀와 이시백의 영정은 공신상이다. 영정의 표현 기법 면에서 살펴보면 전기(1392∼1550년)·중기(1550∼1700년)·후기(1700∼1910년) 등 3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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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귀의 묘는 공주에 있는데 아들인 이시백의 묘는 이곳 천안에 있다. 공신도형은 나라에 일이 있을 때마다 공신호(功臣號)가 책록되고 곧 입각도형(立閣圖形)의 명에 따라 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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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바르게 다스린다는 의미로 바른길로 되돌리는 것도 포함이 된다. 이귀의 정치는 굴곡의 연속이었다. 조선을 관통하는 가장 큰 전쟁에 휩쓸리면서 활동을 했으며 선조, 광해군, 인조대에 정치를 했던 사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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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바위처럼 크고 작은 물살에 휩쓸리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있다. 강물이나 냇가에서 보면 휩쓸려가는 물에 의해 어딘가에 고이기도 하고 썩기도 한다. 그곳에서 다시 나올 힘이 없어서 그냥 끝나기도 한다. 보통 초상화를 일컬어진(眞)·영(影)·상(像)·초(肖)·진영(眞影)·영자(影子)·사진(寫眞)·전신(傳神)·영상(影像)·화상(畫像)·영정(影幀)이라고 부른다. 시기마다 매번 흐르는 물은 있지만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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