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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29. 2016

언더워터

바다는 녹녹지 않았다. 

캐스트 어웨이처럼 무인도에  고립되는 영화는 배우 한 명에게 모든 것이 집중되기 때문에 주연배우의 연기력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인간의 생존 의지를 다룬 영화 언더워터에서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공포 스릴러 장르라고 해서 무조건 소리 지르고 겁에 질린 모습을 잘 하는 것이 연기의 전부가 아니다. 특히 자연에 도전하다가 고립된 연기를 하는 여성의 영화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성공적인 고립 영화로 실화를 다룬 127시간의 제임스 프랑코, 캐스트 어웨이의 톰 행크스, 마션의 멧 데이먼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자연 속에 고립이 되는 영화가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상황이 모두 한꺼번에 갖추어져야 한다. 다른 사람이 구조해줄 수 없는 상황에 놓여야 하고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의 한계가 있으며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외부 생물이 있으면 더 좋다. 


영화의 초반부는 멕시코의 보석 같은 해변을 그리고 있어서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게다가 금발의 아름다운 배우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해변을 누비고 다니니 얼마나 보기가 좋은가. 분위기 좋은 것도 잠시 서핑을 즐기던 그녀는 갑작스러운 습격으로 인해 위기가 닥치고 심각한 부상을 입고 근처의 작은 암초로 피신하게 된다. 

 

해변가까지 단 200미터가 떨어져 있지만 심각한 부상을 입은 그녀에게 도움이 될 사람은 없다. 피를 흘리는 그녀에게 다가오는 것이라고는 피 냄새를 맡은 상어뿐이다. 불과 200여 미터에 떨어진 암초는 만조가 되면 잠기고 상어는 그때만을 기다리고 있다. 서핑포인트가 워낙 좋은 곳이라서 몇몇 사람들은 서핑하려고 바다에 나오다가 모두 희생이 된다. 암초에 있는 그녀는 상어가 있다고 외치지만 그 소리는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는다. 상어에 대한 공포와 죽을지도 모른다는 현실감이 스크린에 제대로 그려진다. 

육지나 바다 모두 포식자라고 불리는 동물들은 가장 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강한 생존력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어의 강한 생존력과 상어를 피해 살아남으려는 낸시의 강한 생존력 대결이 이 영화의 백미다. 혼자 원맨쇼 연기를 하는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투혼이 빛을 발한다. 블레이크 라이블리 정도의 연기를 할 수 있는 한국 여배우를 찾을 수 있을까. 

영화가 촬영된 장소는 호주 시드니 해안에서 600마일 떨어진 로드 하우 섬으로 언더 워터를 통해 처음 영화 촬영이 진행된 곳이라고 한다. 사람의 손이 거의 닿지 않았기에 비주얼 자체는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다. 실제 그곳에 상어는 없겠지만 꼭 한 번은 가고 싶을 정도의 환상적인 경관을 자랑한다. 

가십걸에 출연했을 때만 하더라도 이쁘고 매력적이지만 그저 그런 배우로 알았는데 연기력 하나만큼은 인정할만하다. 인간의 생존력 vs 상어의 생존력 중 누가 강할까. 가지고 태어난 것만 보면 상어가 갑 to the 갑이지만 낸시의 생존력 역시 만만치 않다. 


이번 상어는 사람을 잘못 봐도 한참 잘못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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