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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13. 2022

링컨

정치인이라면 링컨 같은 사람이 되기를

겉할기로 사람들의 삶을 통찰할 수는 없다. 그냥 시장에 몇 번 가고 특정 계층과 면담을 한다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다. 정치를 하는 사람 중에 비루하지 않고 탐욕스럽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으며 있지도 않는 특권의식에 찌든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 사회에서 나름 돈을 많이 받고 주목받는 직업군에 속한다고 해서 정치를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그러하기에 링컨의 삶이 더욱더 주목을 받는다. 링컨은 수많은 직업을 전전했다. 하루나 일주일 체험 등으로 포장했던 삶이 아니다. 그의 인생은 버라이어티 했으며 미합중국의 역사에서 하나의 나라로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지금과 상당히 닮아 있지 않은가. 


당시 미국은 절반은 노예제도를 진심으로 찬성했으며 절반은 반대했다. 참고로 당시 북부에 거주하는 인구가 훨씬 많았지만 미국은 인구수에 비례해서 투표하지는 않는다. 링컨이 대통령으로 재임했던 시절만 하더라도 미국은 세계 최강대국 자리에 있지 못했다. 영국이 가장 큰 힘을 가지고 있었으며 유럽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에 미국은 따라가는 수준이고 그 역할은 변방의 국가에 지나지 않았다. 금융권력은 모두 유럽의 금융가문들이 좌지우지하고 있었고 링컨은 금융권력부터 시작하여 국가 내의 강력한 보수층과의 힘싸움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서 있었다. 

1861~1865년에 일어난 미국 남북전쟁은 노예해방만을 위한 전쟁이 아니다. 노예해방은 그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술 중 하나였을 뿐이다. 본격적인 산업혁명이 시작된 시기에 노예보다는 노동자가 필요했었다. 노예제 유지를 주장했던 남부연합은 미합중국에서 분리되기를 원했으나 링컨은 인정하지 않았고 연방국가의 붕괴를 막고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노예해방 선언이라는 기막힌 반전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한국전쟁 당시 이승만 정부(이승만 개인이 아닌 정부의 참모진)는 전쟁에 필요한 자금을 동원하기 위한 금융적인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오로지 미국만을 바라보고 연합군의 전력에 의존했을 뿐이다. 그러나 셀리그먼을 포함한 링컨 정부는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그린백을 발행하고 유럽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다. 미국은 1862년 2월 ~ 1864년 6월까지 총 5억 1,000만 달러의 그린 백과 국채를 발행했다. 

노예제 폐지의 13조 수정안이 기막힌 반전카드였다. 이 영화는 링컨의 일생을 다룬 영화가 아니다. 남북전쟁이 끝나기 전의 4개월의 링컨의 행보를 다루면서 역사적 정치적인 사건을 말하고 있다. 남부군의 평화제의를 받고 노예제를 인정하면 지금은 흘리고 있는 젊은이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고 수정안을 통과시키면 미국 국민의 자유를 확보할 수 있다. 과연 어떤 것이 옳은 판단일까? 수정안 통과를 위한 정족수는 20표가 모자라고 반대를 위한 반대인가? 민주당의 맹공과 함께 여당인 공화당은 따뜻한(?) 평화 협상을 좋아하지 않는다.   

링컨에서 엄청난 전쟁 씬이나 특수효과는 등장하지 않는다. 오직 인류의 자유를 위한 그리고 미국민을 위한 대통령 링컨의 고뇌와 결단이 담겨 있다. 영화 속에서 정치는 링컨만큼만 한다면 잘하는 것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려주고 있다. 지금 한국의 정치 행태를 보면 19세기의 링컨보다도 훨씬 뒤떨어지는 느낌으로 약자를 배려하고 국민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대선이 끝이 났지만 무엇이 문제였는지 아직도 모르는 양당을 보면 참 한심하게 보인다. 일명 맞불작전이 먹힐 것이라고 누가 제안했을까. 적어도 독해력이 떨어져서 관련 서적으로 보지 않는다면 영화 링컨을 다섯 번쯤은 보고 50%로 나뉜 지금 어떤 결단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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