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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14. 2022

해무 속의 바다

가로림만 입구에 자리한 서산 벌촌포 해수욕장

비가 내리고 음악은 필자가 좋아하는 것을 들으면서 떠난 서산의 바다는 바람이 많이 불었다. 바람이 이렇게 불 수가 있을까란 생각을 하면서 인간의 힘으로 어떻게 하지 못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강원도에 일어난 산불을 끄기 위해 수천 명이 몇 날 며칠을 최선을 다했지만 불을 꺼지게 만든 것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였다. 자연은 사람이 쉽게 대할 수가 없으며 한 번 자연의 가치가 훼손되면 쉽게 돌리는 것도 인간이 아닌 자연만이 가능하다. 

이곳은 서산의 벌촌포 해수욕장이 자리한 곳이다. 모래는 거의 없고 남해나 거제의 해수욕장 처렁 돌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이다. 납작한 돌이 참 많은 곳이다. 바다로 던질만한 돌은 참 많은데 바람이 너무 많이 분다. 

저 건너편의 섬은 해무로 인해 보이는 것이 거의 없다. 이 날따라 갈매기가 도로에 많이 앉아 있었다. 바람이  불어서 그런가 아니면 이곳의 갈매기는 도로가 좋은지 잘은 모르겠다. 

가로림만의 입구 부근에 위치하고 있어 수심이 깊은 편이고 모래와 자갈 사장이라 물이 깨끗한 이곳은 예능프로그램의 촬영지로 알려진 곳이기도 하지만 가로림만의 입구에 자리한 해수욕장이기도 하다. 

멀리서 보니 왠 게들이 V를 하고 있어서 유심히 살펴보았더니 설치된 조형물이었다. 흰발농게를 상징하는 것으로 흰발농게는 서해, 남해연안 상부 조간대에 서식하는 십각목 당랑게과의 절지동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이 되어 있다고 한다. 

게들이 저러고 있는 모습을 보니 조금은 특이해 보이기도 하다. 2012년부터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암컷의 집게발은 작고 대칭인 반면에 수컷의 집게발은 한쪽이 다른 한쪽에 비해 매우 크고 하얀 것이 특징이다. 

동물이나 인간이나 무언가를 뽐내고 싶은 것은 수컷의 공통적인 숙명인가. 그렇게 쓸모 있어 보이지 않는 수컷들의 부위는 주로 자신을 과시할 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해수욕장을 따라가면 캠핑카들이 서있는 곳이 있는 것을 볼 수 있고 그 옆으로 작은 언덕을 올라가면 큰 바위가 몇 개 있고 바다가 펼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언제까지 흰발농게가 저곳에 있을지 모르지만 다시 안쪽으로 들어가 본다. 흰발농게는 6월경 짝 지을 시기가 되면 수컷은 자신의 서식처에 15㎝정도의 굴을 판 뒤 입구에 퇴적물을 쌓아놓고 큰 집게발을 흔들며 암컷을 유혹한다고 한다. 

이곳은 캠핑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는 곳이다. 이렇게 바람도 많이 불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캠핑을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 눈에 뜨였다. 

지형적으로 모래가 쌓일만한 곳은 아니지만 갯벌이 살아 있는 생태가 살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이 해수욕장으로 알려진 것은 불과 10여 년에 불과하다. 드넓은 갯벌, 썰물이 빠져나간 자리는 게들로 북적이는 것이 보이는 곳이다.. 우리나라 서해안은 캐나다 동부 해안, 미국 동부 해안, 북해 연안, 아마존 강 유역과 더불어 세계 5대 갯벌로 꼽히는 곳이다. 

캠핑을 온 사람들이 눈인사를 한다. 가볍게 목례를 하고 괜히 얇게 입고 온 것을 탓하면서 다시 돌아서 걸어 나간다. 고기를 구워먹기 위해서 준비 중이었다. 

다시 해수욕장으로 내려와서 물끄러미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모래는 없지만 납작한 돌이 셀 수 없이 많은 해수욕장이다. 남해에는 몽돌 한 돌들이 많은 해수욕장은 있어도 이렇게 납작한 돌이 많은 해수욕장은 거의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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