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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16. 2022

차별적 분노

남성과 여성중 누가 피해자인가. 

차별을 받는다는 것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이 학교나 지역, 성별, 가진 것 등에 의해서도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는 차별이 항상 있어왔다. 그것이 능력주의로 포장되기도 하고 선입견에 의해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반강제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들어졌다. 왜 사회가 이렇게 왜곡이 되어갈까. 특히 다음 정부에서 더욱더 심각하게 격화될 이슈는 바로 남녀 갈등이다. 남녀 갈등을 주요 이슈로 가지고 나온 이유는 이 사회의 불합리할 정도의 소득 불균형과 그 격차를 해소할 묘수가 없다는 것이다. 


약자 혹은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의 분노는 점점 들끓어가는데 그 분노를 해소할 방법이 마땅치가 않다. 20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스포츠나, 예능 등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돌릴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다른 사람과의 차이가 그토록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주 괜찮지는 않아도 나쁘지는 않은 직장을 구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21세기 들어서 가진 것에 의한 경제적인 격차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늘어났고 괜찮은 직장은 더 많이 사라졌다. 


내적인 갈등이 이렇게 심해진 상태에서 한국사회가 가진 구조적인 문제는 정권을 잡았다고 해서 뿅 망치가 나와서 해결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그 분노를 분출할 대상을 만들어주는 것은 손쉬운 해결방법이 된다. 남자와 여자를 서로를 공격하게 만드는 것이다. 남자에게는 여성할당이라던가 각종 혜택들로 인해 피해받고 있다고 느끼게 만들고 여자에게는 남성이 더 많은 자리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해서 아직도 여성에게 차별을 받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사실 괜찮고 좋은 일자리는 많지가 않다. 물론 남성의 비율이 높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건 학벌과 가진 것으로 구분되는 그들만의 리그로 만들어진 자리이지 남자들에게 공평하게 자리가 배분되는 것이 아니다. 정치인을 비롯하여 장벽을 높이 세운 그들의 공고한 벽의 문제다. 전체적으로 보면 배는 홀쭉하고 하반신은 엄청나게 비만이고 머리만 있는 구조가 한국이라고 보면 된다. 소수의 사람들만이 머리에 있는데 남자의 비중이 많을 뿐이다. 


정치권이나 언론은 절대 머리 쪽을 공격하고 공고한 벽을 허물자고 말하지 않는다. 중간을 튼튼하게 만들자고 하지도 않는다. 밑에 쏠려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를 공격하게 만드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변화된 사회를 남자와 여자 모두 인정하는 것이 필요한 때다. 과거처럼 역할이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을 때는 이미 20세기에 지나가버렸다. 남자 여자를 가리지 않고 일을 하고 있으며 서로의 역할론은 사적인 관계의 문제이지 사회이슈가 될 이유가 없다. 똑같이 일을 하는데 남자가 가사를 도와주지 않는다면 요구하고 그래도 안되면 받아들이던지 도저히 인내할 수 없으면 헤어지면 되는 것이다. 그걸 참으면서 사회의 편견 때문이라고 스트레스받으면서 남자를 전체적으로 공격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 


남자 역시 부모세대는 몰라도 똑같이 경제적인 부담을 지는 것에 대해 여자에게 요구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도 사랑한다면 그걸 수용하고 받아들이던지 아니면 다른 선택을 하면 된다. 특히 언론이 이끄는 대로 끌려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언론은 균형적인 사회나 소통하는 사회를 원하지 않는다. 자극적인 기사와 이슈가 많이 나오길 매일매일 정화수를 떠놓고 기도하는 세력이라고 볼 수 있다. 


극과 극에 서 있는 남자와 여자들이 있을 수는 있다. 대부분 선택지가 많지 않은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즉 현실 속에서 행복하지 않고 마땅한 대안도 없을뿐더러 사회적 문제가 된 경제적 격차는 분노하게만 만든다. 이렇게 된 것은 자신 때문이 아니라 누구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가끔씩 터지는 폭력사건이나 젠더갈등은 아주 좋은 먹거리가 된다. 


모든 문제는 개개인의 문제이며 그 사람의 문제이지 남자와 여자의 문제가 아니다. 남자도 여자도 성이 아닌 사람 자체로 본다면 그렇게 몰려다닐 이유가 없다. 만약 성별의 문제였다면 사회가 유지될 수 있을까. 어쨌든 50%는 남자이고 50%는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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