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에 건너가 보고 싶은 부여의 백마강
봄이 되어 삼라만상이 맑고 밝으며 화창해 나무를 심기에 적당한 시기인 청명이 되면 정말 날이 따뜻해진다. 저녁으로 온도가 내려가기는 하지만 낮에는 활동하기에 좋은 온도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은 더 많은 경험을 쌓을수록 느끼게 된다. 우물 안 개구리는 자신이 처한 위치를 알지 못하며 자신의 한계조차 모르며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모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대로 머물러 있다. 그것이 우물 안 개구리다.
처음에는 오래된 것을 보고 그다음에는 변화된 것을 보고 그 이후에는 자연을 보기 시작한다. 제주도에 올레길이 인기가 있는 것은 사람이 만들어놓은 것을 체험하고 보는 것은 잠깐이면 질리기 때문이다. 올레길 여러 구간을 가보았지만 매력이 있는 길이다.
이곳은 부여의 백마강이 흐르는 곳이다. 천변으로 넉넉하게 공간이 있어서 강이 있는 곳까지 가는데 걸어야 하는 공간이 넓다.
이곳에서 비행기를 날리려는 사람들이 모여서 비행기를 조립하고 있었다. 옛날이야기를 보면 그 세상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멀고 먼 북쪽 바다에 물고기 한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이름을 곤이라고 했다. 곤의 크기는 몇천 리나 되는지 모를 정도였다. 어느 날 이 물고기가 변신을 하더니 새가 되었다. 그 새의 이름은 붕이라고 한다. 붕새의 등 길이는 몇천 리가 되는지 모를 정도였다.
바야흐로 여행의 문이 열리고 있다. 문으로 보이는 세상도 있지만 그 밖의 세상도 있다.
백마강의 강가로 나아가 본다.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신무산(神舞山, 897m)에서 발원하는 금강은 이곳에서 백마강이 되는데 무녕왕 시대의 기록에 이미 금강을 ‘白江(백강)’으로 표기했던 사실이 있고 역사적으로 말(馬)을 ‘크다’는 뜻으로 써온 것을 감안할 때 백마강은 곧 ‘백제에서 가장 큰 강’이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앞서 말한 곤이 살만한 강이었을까.
백마강에 낮은 산이 강 건너편에 보인다. 건너편의 산은 부산이라는 산이다. 그 아래에 있는 정자는 대재각 부산각서석이다. 저 산에 갔다 와도 부산 갔다 왔다는 말을 할 수 있다.
때마침 배가 준비되어 있다. 이곳의 나루터에는 황포돛배도 있지만 백마강이 잔잔하기에 작은 배들을 타는 데에도 무리가 없다. 이 배는 여러 사람이서 노를 저어야 될 것 같다.
이제야 겨울이 온전히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모든 것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백마강에는 부산이 물에 떠있다. 겨울을 배웅하는 사이에 봄이 마중이 나와 있다. 이곳은 그 어디쯤 서 있는 것 같지만 마음 내키는 대로 가다 보면 다시 따뜻한 계절이 와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