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비치기 전의 강진 달빛한옥마을
봄 꽃 중에 어떤 것이 가장 기억에 남을까. 봄에 피는 꽃이야 많겠지만 그중에서 모여서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꽃들이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꽃과 어울리는 한국의 집은 한옥이다. 고택이나 한옥에 피어 있는 꽃들을 보면 자연과 어울린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봄꽃의 마을로 강진에 자리한 한옥 달빛마을이 있다. 돌담길로 둘러싸인 곳에 사람들이 묵을 수 있도록 마을을 조성해두었다.
도가에서 말하는 자연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자연 세계가 아니다. 자연의 자와 연을 따로 데어서 해석해야 하는데 '자'는 스스로라는 의미이고 '연'은 그러하다는 뜻이나 합치면 스스로 그러하다는 말이 된다. 꽃은 스스로 꽃을 피울 뿐이다.
비슷해 보이지만 고택의 모습들을 보면 각기 피어나는 꽃과 같은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자리한 것을 볼 수 있다. 오래전에 이곳이 조성되기 시작할 때 와보고 오래간만에 이곳을 찾아온다.
최근에 짓고 있는 한옥도 있었다. 골조공사가 모두 마무리되고 내부공사만 진행 중에 있었다.
나누어지는 것이 있듯이 있으면 반드시 생겨나는 것도 있는데 그중에 꽃이 있다. 모든 것이 생겨나지도 않고 반드시 사라지는 것도 있기 마련이다. 모든 것은 생겨나지도 사라지지도 않고 결국은 통하게 된다.
마을의 한 고택에 자리한 이 꽃은 사시사철 피어 있는 꽃이다. 사람들이 이곳에 꽃을 만들어 두었다. 생김새가 진달래 같기도 하고 어떤 꽃을 생각하고 만들었는지 조금 궁금하다.
아래 지방에는 매화며 산수유며 홍매화, 벚꽃이 사방에 피어 있는데 매화꽃만큼 한옥과 어울리는 것이 있을까. 꽃이 아름답다고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계는 온통 이러한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늘 일정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물화라는 말도 이처럼 항상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골목길을 돌아다녀본다. 돌담길에 사람이 없지만 멀리 보이는 산과 적당하게 지형에 따라 지어진 집들의 선이 좋다.
뚜벅뚜벅 걷다가 마을의 끝자락에 이르렀다. 형태가 다른 돌들도 짜임새있게 쌓아 올리면 돌담이 된다.
따뜻한 봄바람에 숨통이 트이고 마음 한 조각을 놓아둘 작은 공간만 있다면 이곳에서 잠시만 자신을 찾아가는 정화의 공간과 시간을 보내다 보면 맑은 공기가 꽉 차있는 하늘이 지붕이고 따뜻한 대지가 이불이 되어준다.
숨은 비경도 좋지만 계절의 변화를 찾아가는 봄 여행에 꽃은 빠질 수가 없다. 역사가 있고 멀리 보이는 산을 보면서 자연도 느끼고 건축과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강진의 달빛 한옥마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