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Apr 05. 2022

김수로왕의 후손

가락국의 시조 김해 김 씨의 흔적 귀봉사

충청남도 금산의 끝자락 그리고 전라북도 진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귀봉사라는 사당이 있다. 사당은 누군가를 모시기 위해 만들어놓은 제사공간이다. 금산 남이면 흑암리에 위치한 김해 김 씨(金海金氏)의 문중 사당으로 흥무왕 김유신(興武王金庾臣), 평장사공 김란(平章事公金蘭), 절효공 김극일(節孝公金克一), 안경공 김영정(安敬公金永貞), 의헌공 김예직(毅憲公金禮直) 등 5위를 배향한 사우다. 

금산의 귀봉사는 시대별 터닝포인트마다 활약했던 사람들이 모셔져 있다. 장군이었지만 흥무왕으로 추봉 된 김유신은 패망한 나라 대가야 출신으로 삼국통일을 했으며 왕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의 신라에 큰 영향을 끼인 인물이기도 하다. 

천천히 걸어서 올라가지만 생각보다 가파른 경사다. 역시 경사길을 올라가는 것은 매번 새롭게 느껴지는 근육의 힘을 느끼는 시도이기도 하다. 평장사공의 위치에 올랐던 김해김씨의 김란은 공민왕 때 밀직부사와 평장사를 역임했으나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자 이곳 금산 진악산으로 내려와 은거하였다. 

열심히 걸어서 올라와서 김해김씨들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절효공 김극일은 부모의 상에 시묘 6년 동안 대호가 호위하였다는 효자로 추앙받았는데 세종 대에 청도에 효자 정문을 내렸다고 한다. 

더 올라와서 보니 멀리 진안으로 넘어가는 도로가 보인다. 이곳으로 올 일은 많지가 않았는데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다.  

이곳이 사당이다. 귀봉사는 관리가 잘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시기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먼 조상을 모시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귀봉 사의 외삼문 안으로 들어가 본다 안경공 김영정은 성종, 연산군, 중종 삼대를 결처 대사간부승지, 돈영부사, 전라도관찰사, 병조판서를 역임하였는데 이에 중종 4년에 안경공이라 시호를 받기도 했다. 그가 무신이라서 그런지 연산군의 사화를 잘 비켜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 

마지막으로 이곳에 모셔진 사람은 의헌공 예직이다. 선조, 광해군, 인조 삼대에 삼도통제사, 풍천부사, 남도병사, 경남우도수군절도사를 역임하였는데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 때 평범한 선비로서 왕을 의주까지 호종하였던 사람이다. 

충무공 이순신과 김예직은 동시대를 살았으나 거의 마주 칠일은 없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이순신이 만들어놓은 삼도수군통제사를 이어받아 근무했던 사람이다. 

역사를 살펴보면 날줄과 씨줄이 아주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명의 사람은 그냥 그 자체로도 보지만 사람이 연결되면 사람과 사람, 공간, 그 시대의 변화를 알 수 있다. 

지금에 필요한 이야기는 어떤 것일까. 사람들과 동떨어져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생각해봐야 하는 것들과 가진 자원을 어떻게 유용하게 쓸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되는 시대에 역사는 중요한 함의를 가질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의 시(詩), 비(Rai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