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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31. 2016

레전드 오브 타잔

밀림의 왕자 제국주의에 맞서다. 

타잔 이야기는 정글북 이야기와 더불어 야생에서 살아남은 남자의 해피엔딩 스토리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타잔이나 정글북을 영화나 TV로 보면서 드는 생각은 왜 야생으로 간 남자들은 몸짱이 되어야 하는가이다. 아생에 놓인 남자들이 아주 평범한 몸매로 사는 캐스트 어웨이 같은 영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정글북이나 타잔.. 아니 특히 타잔에게 몸짱의 이미지를 원한다. 특히 이번 타잔은 야생 스타일의 제이슨 본이 되어버렸다. 문명의 세계로 돌아간 그에게서 야생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지만 다시 아생으로 돌아갈 때는 모든 동물이 어색하게도 그를 잘 받아준다. 


이번 타잔 영화는 이전과 좀 다르다. 제국주의에 맞서고 백인 우월주의에서 벗어나 흑인 원주민의 착취를 막는다는 설정이다. 갑자기 히어로가 되어버린 타잔에게서 어떤 이미지를 기대할 수 있을까. 



특히 이번 타잔은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갭이 더 커진다. 문명사회에 있을 때는 누구보다 현명했고 야생으로 돌아가면 그 모든 적대적인 세력에 맞설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역량을 보여준다. 그는 백인이다. 수천 년간 아프리카 등지에서 야생동물과 같이 살아왔지만 원주민(주로 흑인)은 절대 하지 못할 능력을 보여준다. 아프리카 미개한 원주민 정도는 그에게 상대가 되지 않고 동물과 대화할 수 있을뿐더러 짐승의 왕이라는 사자와는 친구사이이다. 원주민들은 수천 년 대를 이어 살아왔지만 얻지 못한 능력을 밀림에서 십수 년을 산 타잔은 얻었다. 


타잔은 밀림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원주민의 착취를 막자는 미국인의 제안을 거절한다. 그러나 어찌하다 보니 억지스럽게 다시 그곳으로 돌아간다. 너무 더운 그곳을 다시 가게 된 것이다. 특히 영화에서 제인은 무슨 역할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냥 얼굴마담 같은 느낌이다. 아름답지만 주도적이지 않고 타잔이 구해줄 그날만을 기다리며 단 한번 물속으로 다이빙해서 탈출했을 뿐이다. 

귀족이자 밀림의 왕인 타잔은 부족한 것이 없다. 어느 곳을 가도 환영받는다. 동물 밑에서 자라났지만 같은 백인 여성이 아니면 자신의 짝이 될 수 없다. 솔직히 어디를 가도 별로 아쉬울 것이 없는 사람이다. 타잔에 비해 주변 캐릭터들은 너무나 나약하고 능력이 없게 그려진다. 나무줄기를 탈 때면 대체 이런 이동수단이 밀림에 있단 말이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 이고 밀림에 산 덕분에 그의 힘은 인간을 초월한다. 밀림에서 대체 어떤 음식을 먹었기에 그런 힘을 가진 것인가. 


이런 타잔이 나올 바엔 10원짜리 팬티를 입은 어설픈 타잔이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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