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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07. 2016

수어사이드 스쿼드

미친 할리퀸만 남는 영화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은 바뀔 수 있을까.

나쁜 놈들 대부분 극한 이기심을 가지고 있기에 잘 바뀌지 않는다. 아니 죽음의 순간이 오더라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정의감이나 희생 같은 것은 그들에게서 찾는다는 것은 미련한 짓이다. 


나쁘다 못해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사람들을 아무렇지 않게 죽일 수 있는 뮤턴트들을 모아 절대악에 대항한다는 콘셉트의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개봉 전 관객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정작 개봉하고 나서는 생각만큼의 호응을 얻고 있지는 못하고 있는 듯하다.


영화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슈퍼맨의 죽음 이후로 이어진다는 설정이다. 미국의 안보를 책임지는 정보국장 아만다 윌러는 말썽 좀 저지르는 악인 중 특별한 능력이 있는 캐릭터들을 모으게 된다. 그들끼리도 절대 어울리지 못할 것 같지만 생각 외로 궁합이 잘 맞는 듯하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차출된 캐릭터들의 면면을 보면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물론 아무렇게나 꾸몄는데도 매력적인 할리퀸을 제외한다. 총 하나만 있으면 무서울 것이 없는 데드 샷, 사이코 조커의 반쪽 할리 퀸, 인간 파충류 킬러 크록, 6,300년을 넘게 산 마녀가 스며든 인챈트 리스, 캡틴 부메랑, 불을 다루는 엘 디아블로 등. 그리고 일본 사무라이(글쎄 사 무리 아중 여자는 없었으니까 그냥 칼잡이?) 


이 중에서 뮤턴트 수준의 능력을 가진 캐릭터를 고르라면 엘 디아블로 정도이고 나머지는 인간보다는 좀 우월한 능력을 가진 인간일 뿐이다. 나중에 빌런으로 변하는 인챈트 리스는 조금 다르긴 하다. 이들의 조합을 보면서 마블사의 어벤저스나 엑스맨이 연상되기도 하지만 재미나 캐릭터의 매력은 훨씬 떨어진다. 그나마 한 명 건졌다면 할리퀸 정도다. 

영화 티켓값이 무의미할 정도는 아니지만 우선 이 영화는 생각보다 재미가 많이 없다. 내용이 전체적으로 중구난방이고 캐릭터들의 매력은 못 살렸고 마지막에 절대악과 대결할 때의 긴장감도 별로 없다. 영화 속에 메시지를 담기 힘들다면 확실하게 재미는 있어야 했다. 감독은 그런 빈 공간을 메우기 위해 조커와 할리퀸의 관계에 비중을 많이 두었다. 그런데 조커는 그냥 변방의 조연에 불과했고 이 영화에 끼는 영향력도 그렇게 크지 않았다. 히스 레저의 조커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강하게 남아 있을 때 자레드 레토가 연기한 조커는 그냥 미친 사이코 수준에 머물렀고 할리퀸과 평범하지 않은 사랑이야기에 대부분을 할애해버렸다. 

인챈트 리스가 만들어낸 좀비 같은 군대와 싸우게 된 수어사이드 스쿼드 팀은 그냥 평범한 백병전 같아 보였고 시가전에서 보인 이들의 능력은 그렇게 대단한 것도 없었다. 이것이 과연 뮤턴트들의 이야기였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평이했다. 적어도 뮤턴트들이 등장하면 그들의 능력에 맞게 적들과 맞서는 그림이 제대로 그려져야 하지만 주먹으로 때리고 총으로 쏘고 가끔 칼질하는 정도에 그쳤다. 그나마 불을 다루는 엘 디아블로가 결정적인 순간에 무언가 보여줬지만 억지로 등 떠밀려 대충하는 느낌이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확실하게 B급 병맛 액션을 보여주며 피가 난무하는 장면을 보여주던지 X맨처럼 각기 능력을 활용한 장기를 보여주어야 했지만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잃어버렸다. 


이 영화를 보고 확실하게 느낀 것은 나쁜 놈들 모아 괜한 짓 하는 것은 아주 쓸데없는 짓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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