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회가 너무 빨리 와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과 수도권에 모여 살고 있어서 그 삶의 패턴이 일반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필자는 회사 다닐 때 서울에서 살면서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과 감성이 다르다는 것을 참 많이 느꼈다. 거래를 하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서울에 있어서 자주 출장을 다녔는데 그들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지극히 사적이며 계산이 참 명확하다고 해야 할까.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너무나 혼자에 익숙하고 가족 위주와 돈에 대해 명확하다고 해야 할까.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 속의 모습이 딱 그 모습이었다.
영화를 보다 보니 갑자기 오래전에 알바를 했던 기억이 살아났다. 인바운드니 아웃바운드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았을 때 고용노동청에서 아르바이트로 9개월 정도를 아웃바운드 일을 했던 기억이 났다.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기 했지만 그게 어렵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우선 인바운드보다 아웃바운드 일이 어려운 건 사실이다. 인바운드는 필요에 의해서 전화를 받는 것이고 아웃바운드는 필요를 만들어야 되는 일이기 때문에 욕먹을 확률이 높다. 하루에 정해진 일의 양은 정해져 있었는데 아웃바운드와 더불어 실제 기업을 방문해야 하는 일도 포함이 되었기에 쉽지는 않은 일이었다. 무척 잘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물론 적지 않게 괜찮아요~~ 혹은 필요 없어요~~ 라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그다지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다.
비약적인 1인 가구의 증가로 ‘혼자 사는 사람들’ 혹은 ‘혼자를 즐기는 사람’을 지칭하는 ‘홀로족’, ‘혼족’ 등의 신조어가 일반화된 지금의 일상을 그린 영화다. 이미 서울은 그렇게 사는 것이 일상이 되어 있었다. 그것이 더 가속화되었고 이제 혼자를 케어하기에도 쉽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대 후반의 주인공 ‘진아’를 중심으로, 그의 직장 동료인 갓 스무 살이 된 ‘수진’과 20대와 30대의 옆집 남자들, 그리고 그의 60대 아버지는 모두 혼자 사는 사람들이다.
선한 사람들이라는 정의는 무엇일까. 옆집에 살던 남자가 고독사를 한 이후에 옆집에 이사 온 ‘성훈’은 홀로 사는 생활을 벗어나려는 전형적인 중년을 앞둔 남자의 모습이다. 수화기 너머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며 아무런 감정 없이 그들의 생각에 동의하는척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영화를 보면서 지금까지 잊고 살았던 아웃바운드 아르바이트의 기억이 떠올려졌다. 목소리가 좋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연하게 같이 일을 하게 된 중학교 동창보다 실적은 확실히 좋았던 기억이 난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가 달라도 우리의 삶이 어떤 형태로든 이어지게 마련이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인 그녀가 웃는 모습은 거의 보지를 못했다. 가족을 팽개치며 살았던 아빠의 귀환 그리고 귀찮게 구는듯한 회사 직원 수진, 오지랖 넘치는 옆집 남자까지 자신의 욜로 삶을 귀찮게 만드는 것만 같다. 사회가 고도화되고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더 많이 고립되어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 속에서 더 인간적인 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인간적인 사회 혹은 비인간적인 사회의 경계선에서 항상 고민하게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