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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11. 2022

선택적 삶

강경 문화, 시간을 팔아 경험을 사다. 

살아가는 시간은 어디까지 연장될 수 있을까. 사람마다 시간을 보내는 법을 면밀히 지켜보면 그 사람의 성향을 알 수가 있다. 새로운 경험을 취함으로써 선한 일을 할 수도 있고 선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깨닫는 것은 유쾌한 일이 될 수 있다. 우리 각자는 인간의 조건에 더욱 깊이 혹은 더욱 의미 있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개개인의 경험은 사람을 만들어간다. 누구에게나 선천적으로 존재하는 선한 싹을 키우는 것은 적절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내팽개쳐진 싹은 자라지 않는다. 그렇게 자신의 선함을 잊어가게 된다. 날이 따뜻하고 선한 날 강경의 근대문화거리를 찾아가 보았다. 시간을 보내 경험을 사는 것은 꾸준함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느릿한 산책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다. 강경의 시간이 빨리 지나갔던 때가 있었다.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무역의 허브이면서 장마당이 펼쳐지던 곳이었다.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의 풍경이 이곳에 펼쳐져 있었다. 골목을 걸으며 그 거리를 구석구석 꼼꼼히 걸어서 다녀야 제맛이다.

강경 호텔을 들어가서 오래전에 숙박하던 그 감성을 느껴볼 수도 있다. 아담한 규모에 아기자기한 느낌인 강경 구락부는 요즘 핫한 SNS 사진 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근대 건축물은 개화기를 상징한다. 꽃이 피는 시기가 바로 개화기다. 봄의 꽃이 피고 있으니 개화란 단어와 어울리는 공간이 아닌가. 

정권교체기에 우리는 삶의 방식이 다른 존재들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배려를 해야 하는지 이슈가 되고 있다. 우리와 다른 신체적인 조건을 가진 사람 혹은 피부색이 다른 사람이나 태어난 국가가 다른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영화 주토피아를 보면 인간에게 맞추어 설계된 세계는 인간이 아닌 동물에게는 적절하지 않은, 오히래 적대적인 환경인 경우가 많다. 

보기 좋은 떡 아니 빵이 맛도 좋다고 하지 않았는가. 음식이라는 것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었을까. 강경의 호텔은 객실 타입에 따라 건물이 나뉘어 있는데, 하나는 서양식 2층 호텔이며 다른 하나는 일본식 다다미실을 갖추고 있다.

현대식으로 지어진 건물들도 그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근대식으로 만들어진 건물에서 우아한 분위기를 느끼면서 마시는 한 잔의 커피와 격자무늬 유리창의 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근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우연하게 위를 바라보니 작게 나 있는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보였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변화는 결국 자신에게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나에게서 시작되고, 우리 모두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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