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울림

청주의 필(筆) 소리 울림 '매난국죽-四季(사계)'

우리에게 들리는 소리는 단순하지만 효과적으로 다가온다. 즉각적으로 들려오는 소리에 사람들은 반응하기에 노래가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다. 귀로 들어와서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소리라면 눈으로 들어와서 생각에 영향을 미쳐 마음의 파동을 일으키는 것이 글이다. 필(筆)은 붓으로 글씨를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붓으로 글을 쓰면 서예이며 여러 가지 모양이나 색채를 이용하면 그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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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는 직지의 고장으로 알려진 도시다. 직지의 대표적인 상징은 기록이며 문명이다. 지난 2018년 직지 코리아 국제 페스티벌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던 직지의 날 행사를 직지 문화제로 바꾸어 올해 9월 2일부터 7일까지 흥덕구 운천동 직지문화특구에서 직지 문화제를 열기로 했다고 한다. 직지 문화제는 '직지, 문명의 불꽃'을 주제로 전시와 체험, 공연, 학술 행사 등이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펼쳐질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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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의 고장 청주에는 예술의 전당이 있는데 지난해 전시 ‘먹빛에 봄을 담다’에 이어 올해는 ‘매난국죽-四季(사계)’을 주제로 기획하여 충북 청주민예총 서예위원회의 서예 전시 ‘필 소리 울림’이 오는 19일까지 청주예술의 전당 소 1 전시실에서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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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는 은파 김미숙, 경산 김영소, 원교 김재규, 을곡 김재천, 도암 박수훈, 아천 신연양, 운재 오병운, 백석 오윤복, 위천 이동원, 여천 이종집, 인당 조재영, 녹원 최연옥 등 서예위 소속 작가 12명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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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상당수가 대부분 디지털로 쓰이지만 아직도 많은 곳에서 붓을 사용하여 글과 그림을 표현한다. 글의 울림은 소리의 울림과 다르다. 어떤 글은 직설적이지 않지만 오래도록 울림이 있다. 귀에서 들리는 울림과 다른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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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은 어떤 의미에서는 선비를 상징하기도 한다. 선비들이 매난국죽을 좋아했던 것은 한결같음의 가치는 변함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견뎌낸 후 고운 꽃을 피워 맑은 향기를 뿜어내는 매화는 선비의 굳은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며 깊은 산중에 홀로 핀 난은 고풍스러운 자태와 함께 은은한 향을 내기 때문에 지조 높은 선비와 절개 있는 여인에 비유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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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난으로 그린 작품들이 많다. 난을 그리고 글로 그 의미를 풀어냈다. 대나무는 사시사철 푸르고 곧게 자라며 속은 비어 세찬 바람에도 흔들릴 뿐 꺾이지 않는 강인함이 지조를 지키는 군자의 기상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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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는 모든 꽃들이 시든 후 찬 서리를 맞고도 꽃을 피워내는 강인한 생명력과 인내력을 가져 고고한 은자(隱者)로 대부분이 무채색으로 보이는 이곳 전시공간에서도 고요한 울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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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물 위에 작은 돌을 하나 던지면 은은하게 퍼져나가는 물의 파동이 마음의 파동과 비슷해 보인다. 글의 울림은 그런 매력이 있다. 작위적으로 쓰인 글이 아니라 경험과 생각이 깃든 글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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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혹은 어떻게 퍼져나갈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 좋은 붓은 명모(命毛, 붓끝이 가장 긴 털)의 선이 가지런하여, 붓끝을 누르면 부드러운 탄력이 손가락에 전해지며 허리가 튼튼하다고 한다. 좋은 글은 흐름이 자연스러우며, 글을 읽을 때 운율이 마음에 남으며 군더더기가 없어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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