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 '페르소나 : 나 아닌 모든 나'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거울들은 혹사당하고 있다. 자신이 이쁘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은 집에서 끊임없이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이쁘니~라는 말을 들어야 하고 어딘지 모른 자신감에 넘친 남성들의 그 오만하고 묘한 표정을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 발이 달려 있지 않다는 이유로 한자리에서 혹사당하고 혹은 손잡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하염없이 끌려다녀야 한다. 요즘은 스마트폰이 그 역할을 대신해줘서 거울들이 살만하다는 소문이 들려오고 있다.
TV 등에서 말하는 본캐, 부캐의 이야기는 자신의 모습과 페르소나 같은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특정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제 많은 사람들이 부가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시대에 와 있다. SNS 등의 다양한 채널 등장으로 인해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때로는 본모습보다 스스로 남들과 차별화하여 획득한 고유의 스타일이나 개성이 돋보이는 사회가 된 것이다.
대전의 원도심에 자리한 과거 농산물검사소 충청지소로 사용했던 근대건축물은 현재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로 활용이 되고 있다. 연중 다양한 전시전을 여는데 초여름에 들어선 5월 24일부터 가장 뜨거워지기 직전인 7월 17일까지 '페르소나 : 나 아닌 모든 나'전시전이 열리고 있어서 찾아가 보았다.
이곳의 전시전은 자신이 아닌 다른 자신의 모습과 더불어 대전이 아닌 다른 대전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도록 전시전을 구성하였다. 박미라, 백수연, 장영웅, 손주왕, 아케임, 안남근, 이영진등의 작가 등이 참여하여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해두었다. 자신과 다른 나는 물리적으로 완전히 구분된 것이 아니지만 메타인지 같은 개념을 통해 자신 안의 다른 나를 발견하여 문제도 발견하고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페르소나는 간단하게 말하면 '가면을 쓴 인격'이다 어떤 대상을 투영할 때 페르소나를 사용하여 설명하기도 한다. 이 전시전은 대전이라는 도시와 그 속에 존재하는 유무형의 존재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회화, 미디어등의 방법으로 풀어내고 있다.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지식이 있다. 첫 번째는 내가 알고 있다는 느낌은 있는데 설명할 수는 없는 지식이고 두 번째는 내가 알고 있다는 느낌뿐만 아니라 남들에게 설명할 수도 있는 지식이다. 두 번째 지식만 진짜 지식이며 내가 쓸 수 있는 지식이다.” 인지심리학자들이 좋아하는 말이다.
대전이라는 도시는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한 가지 모습이 아닌 시대를 거치며 다양한 도시의 페르소나를 보이며 변천해왔다.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이후, 도시 확장기, EXPO, 신도심 형성, 2022년 UCLG까지 전환기가 조성되었다.
작가들의 기억과 페르소나로서의 작품들 그리고 메타인지의 확장은 결국 과거에서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변화무쌍한 환경에 적응하는 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게 된다.
대전이라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때론 각각 자신이 아닌 다른 무언가의 시선에서 대전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그들이 살아가고 잇는 공간, 미래에는 조금 더 새로운 인생의 미래를 만들 공간으로 바뀌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페르소나는 다양한 나이기도 하면서 또 다른 모든 나이기도 한다. 자유로운 개인주의와 더불어 공감할 수 있는 공감문화가 자리한 곳이다. 전시 개최를 한 의의도 그것과 맞닿아 있다고 한다.
결국 거울은 이런 모습이 되어버렸다. 여성들의 끊임없는 질문과 남성들의 근거 없는 자신감에 결국 보이는 것을 모두 굴곡시켜버리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집에 있는 거울들은 아마도 속은 이런 모습이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도시는 다양한 주체들이 살아가고 있는데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흔하게 볼 수 있는 고양이, 개, 비둘기도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 공간의 작품들은 동물이 인간보다 적은 색을 인식한다는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여 대전역의 주변을 파랑, 노랑, 주황, 회색 등으로 그려 넣었다고 한다.
카프카의 유명한 작품인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를 오마주한 작품뿐이 아니라 유년시절을 보냈던 대전 유천동을 배경으로 자신의 기억과 달리 변해버린 공간을 직관적 움직임으로 표현한 현대무용가 안남근의 영상도 만나볼 수 있는 전시전이다.
페르소나 : 나 아닌 모든 나 (Persona : Not Me But Every of Me)
2022.5.24. ~ 7.17.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
박미라, 백수연, 장영웅, 손주왕, 아케임, 안남근, 이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