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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2. 2022

경험의 가치

천장호의 에코 워크 네트 챌린지

사람들은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시간이 짧다고 느껴진다. 나이가 가속도가 붙는 것일까? 아니면 체감적으로 나이가 빨리 먹는다고 느끼는 기분 때문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빠르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을 느끼는 경험의 시간이 적어진다고 한다. 아이 때는 세상의 모든 것이 새롭다. 그렇기에 그 경험의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성인이 되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시간이나 기회는 줄어들고 모든 것이 비슷비슷해 보인다. 그렇게 보낸 시간은 기억에 남지 않고 결국 시간만 빨리 지나간다고 느끼는 것이다. 

나이가 먹는 속도를 줄이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은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이다. 매번 똑같은 일상을 경험하게 되면 구분되지 않고 통으로 인식하게 될 수밖에 없다.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가를 생각해보고 일주일, 한 달을 보내다 보면 새로운 것이 없다. 그리고 어느새 한 해의 끝자락에 도달한 자신을 보게 된다.  

청양의 천장호는 예산 예당호의 출렁다리와 논산 탑정호의 출렁다리가 연이어 개통하면서 이제 충남의 출렁다리로만으로 볼 때 사람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었다. 물론 주변에 칠갑산 등이 있어서 가볍게 등산하면서 아름다운 자연을 만나볼 수 있는 매력은 여전하지만 잠시 들려보는 여행지로서의 매력이 떨어졌다. 

천장호는 최근에 출렁다리뿐만이 아니라 가족단위로 이곳을 찾아 즐길 수 있도록 어린이 생태 체험원과 에코 워크 네트 챌린지를 조성해두었다. 조금 더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다채로워진 것이다. 

자연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정서에도 도움이 된다. 어린이 생태 체험원으로 내려와서 천장호를 지근거리에서 걸어보았다.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자리하게 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제 에코 워크 네트 챌린지를 걸어볼 시간이다. 이곳의 각 코스 내 이동은 1인 기준이며 앞 체험자의 코스 진행을 방해하지 않고 가야 한다. 신장은 140cm 이상에 체중은 40kg~100kg까지가 안전하다고 한다. 

이곳에 올라와서 든 생각은 한 번 들어오면 끝까지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직접 감옥에 들어가 약점을 찾아내 탈출한 뒤, 탈출 불가능한 감옥으로 설계하는 최고의 탈출 전문가 ‘브레슬린’이 등장하는 영화 익스케이프 플랜 정도까지 난이도가 있지는 않지만 중간에 나가는 곳은 없다. 

평일이라 이곳을 찾아온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에코 워크 네트 챌린지를 통과해볼 수 있었다. 직접 체험해보니 그렇게 많이 흔들린다던가 위험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지만 아이들에게는 재미난 경험을 선사할 듯하다. 

이곳은 그물망(네트)을 소재로 구성된 에코 워크는 네트 워크 코스, 네트 브리지 코스, 네트 타워 코스, 네트 어드벤처 브리지 코스 등 4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전체 길이 177m 구간에 23개의 체험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는데 별도의 안전 장비 없이 모든 과정을 체험할 수 있고 지상에서 최대 10m 높이 위의 네트 브리지를 걸으며 아름다운 천장호 경관을 볼 수 있다. 

중간지점에 오니 조금은 번거롭게 통과를 해야 되는 구간이 나온다. 감방을 탈출한다는 생각으로 위로 올라가 본다.  층층이 계단을 올라가며 반대편으로 건너가는 네트 타워와 코스 중간에 설치된 전망대, 그리고 트리하우스까지 갈 수 있는 구간이다. 

다시 그물망으로 올라와서 걸어가 본다. 흔들흔들거리는데 이곳이 가장 높은 구간이며 약간의 스릴도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영화 익스케이프 플랜처럼 감옥을 직접 체험해보고 조언으로 돈을 버는 것처럼 이런 놀이시설을 직접 체험하면서 얼마나 재미있게 만들어야 되는지 조언해주는 것으로 돈을 벌 수 있다면 어떨까. 

전망대에 이르렀다. 이 정도 위치에서 뷰가 없는 것이 아쉬웠는데 새로운 시설이 만들어지면서 천장호 전망대가 만들어졌다. 

숲을 보고 있으면 그 속에 뿌려지는 작은 씨앗을 생각하게 한다. 자연계에서 씨앗은 영양분을 공급하고, 맺어주고, 견디고,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씨앗은 어린 식물체가 섭취할 최초의 식량을 미리 갖고 있는데 이것이 발생 초기의 뿌리와 순, 잎이 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자연의 씨앗이 저런 풍경을 만들듯이 호기심이 만들어주는 경험의 씨앗은 자신의 경험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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