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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04. 2022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

악한 선택도 선한 선택도 하는 것은 당신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악한 모습을 숨기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는 사람도 숨겨진 자신 모습을 드러내는 트리거만 있으면 변한다. 그 트리거는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난다. 보통은 술이나 약물에 의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순간순간 자신의 선택이 언젠가는 자신에게 돌아온다.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 같은 선택도 결국은 자신에게 돌아온다. 왜 그런지 이해를 못 할 뿐이지 모든 것이 연결되어 나타난다. 이번에 개봉한 닥터 스트레인지는 어벤저스 이후 기존 MCU 세계관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만약 어벤저스 시리즈 이후에 닥터 스트레인저나 완다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면 다소 고개가 갸우뚱할 수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 플러스에서 서비스된 마블 시리즈를 미리 보지 않았다면 연결점에서 혼란을 느낄 수도 있다.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캐릭터는 닥터 스트레인저와 완다다. 두 명의 캐릭터는 모두 멀티버스에서 다른 나를 만나게 된다. 기본적인 성장과정이 같은 나라도 조금이라도 다른 환경에서 다른 나로 변해간다. 만약 시간을 되돌려 어린 시절로 돌아간들 지금의 내가 될 자신은 솔직히 없다. 지금까지 겪었던 행복, 불행, 기쁨, 슬픔을 모두 잊었다고 하더라도 가장 무서운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이번 닥터 스트레인지는 어떤 의미에서는 호러적인 측면이 많이 강조되었다. 닥터 스트레인지부터 완다가 스칼렛 위치로 변해서 하는 잔인한 결단은 얼핏 보면 MCU의 공포버전이라고 할까. 개인적으로도 우주에는 다양한 멀티버스가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다른 나가 존재하는 수많은 지구가 어딘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조차도 그 세계를 알지 못한다. 내가 선한지 악한지 판단할 수 없다. 필자 내면에도 악한 이면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상실감은 타노스 사태 이후 5년이 지난 시간을 쓸쓸히 살아가고 있는 두 캐릭터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최선의 결정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최선은 아녔다는 자괴감과 다른 선택이 있을지도 모르는 기대감이 교차한다. 멀티버스 이동이 가능한 새 캐릭터 ‘아메리카 차베즈’는 이번 시리즈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사람의 허망한 단면이라고 할까. 


이 영화는 다양한 멀티버스 세계를 여행한다. 그중에 현재 살고 있는 우주보다 더 좋은 세상은 없어 보인다. 특히 어벤저스처럼 어떤 유니버스에서는 일루미나티를 형성하여 그 세계를 지키고자 한다. 구성원들이 다르지만 그 세상에서 익숙한 캡틴 마블이나 캡틴 아메리카, 찰스 자비에 등을 만날 수 있다. 어둠의 힘을 얻은 스칼렛 위치가 얼마나 강력한지 이들이 모두 모여도 마치 타노스에게 당하는 것처럼 무기력하기만 하다. 개인적으로는 캡틴 아메리카의 변신이 가장 와닿았다. 

이 영화의 백미는 한 사람의 인물을 다층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거의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나고 비슷한 적과 싸웠지만 선택은 달랐다. 그 다른 선택으로 인해 악하거나 선해졌다. 우리 역시 그런 삶을 살고 있다. 자신의 이득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다른 사람의 권리나 심지어 사람의 기본권리조차 박탈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에서 그런 사람들이 넘쳐난다. 어차피 잘못된 선택을 한 사람은 계속 잘못된 선택을 한다. 그것이 자신을 납득시키는 것이 편하게 때문이다. 

영화는 기존의 MCU 세계관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어벤저스 시리즈에서도 서사구조가 히어로와 빌런의 대립을 넘어서 사람 본질에 대해 물어보았다면 이번 작품부터는 본격적으로 고민하는 느낌이다. 사람은 성장하는 존재이다. 성장을 멈춰 선 순간 더이상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는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모두 정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화는 쿠키 영상이 두 개가 있다. 기다려서 보았을 때 와~ 하는 느낌은 없지만 뭐 항상 기대했다가 에이~하는 것이 사람이 아닌가. 


나라는 존재는 과연 선하고 좋은 선택만을 하고 있는지는 지금도 알 수는 없다. 그러려고 노력할 뿐이다. 그래서 성장하기를 바라며 새로운 관점을 익히고 보려고 노력한다. 조금은 덜 악해지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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