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음섬포구에서 맷돌포까지
여행하는 사람에게 갯벌은 그냥 진흙 같은 것들이 아주 많이 쌓여 있는 바다의 한 모습이다. 그렇지만 갯벌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갯벌에는 꿈이 있다. 그냥 갯벌을 바라보고 있으면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지만 그 안에서는 수많은 생명들이 쉴 새 없이 먹고 이동하며 치열한 삶을 꾸려가고 있다. 바닷가의 넓은 벌판이란 뜻의 갯벌은 바닷가의 평편하고 물의 흐름이 완만한 곳에 물속의 흙 알갱이들(퇴적물)이 내려앉아 만들어지게 된다.
당진의 매산 해안공원에서 해나루터, 매산부장교포구를 지나면 맷돌포 선착장까지 이어지는데 풀 코스로 걸으면 도보로 한 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차량은 한대 정도가 지나갈 정도의 공간이다.
이곳에는 갯벌이 드넓게 펼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닷물이 빠지고 나면 이곳저곳으로 물길이 나있다. 사람이 살아갈 수는 없지만 생명체들에게 갯벌은 말 그대로 살아 있는 넓은 들판과 같은 곳이다. 가끔씩 TV를 보면 갯벌을 터전으로 꿈을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기도 한다. 갯벌의 꿈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곳은 차량보다 사람을 위한 길이 더 넓다. 가는 길목마다 벤치가 있고 중간중간에 조형물들이 있다. 당진의 해안선을 보면 삽교천부터 시작해서 맷돌포 선착장, 음섬포구, 한진포구, 안섬포구, 성구미포구, 마섬 포구 등까지 긴 해안선을 두고 포구가 자리하고 있다.
바닷물이 몽글몽글 만들어져서 튀어 오르는 듯한 조형물은 에너지가 넘쳐 보이는 것처럼 보인다. 갯벌은 탄소를 흡수하는 역할도 하는데 생태계에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완충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급속하게 경제성장을 할 때는 이 갯벌의 가치를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갯벌을 매립해서 농지로 바꾸는 것이 자원을 잘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습지는 수많은 생명을 품고 길러 내며 살아 숨 쉬고 있듯이 우리도 역시 꿈을 먹고 자라는 것이다. 한국의 갯벌에서 서식하는 생물은 총 650종으로, 유럽의 와덴해 갯벌(총 400종) 세계 자연유산보다 1.6배 높다고 한다.
서해에서 파도가 저런 조형물처럼 밀려오는 경우는 많지가 않다. 달과 태양의 위치 외에도 지구의 자전, 각 해안선의 모양, 위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조수간만의 차는 파도를 만들어낸다. 간조와 만조는 지구와 달, 태양 사이의 인력의 힘에 의해서 발생한다.
이곳은 맷돌포 선착장이다. 저 아래로 내려가면 배가 접안할 수 있을 정도로 바다와 가까이에 있다. 옆에는 부교도 있는데 물이 차서 들어오면 배를 끌고 바다로 나갈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올해에 삽교호관광지 야영장부터 맷돌포 선착장까지 2km에 걸쳐 이어지는 길에 조성된 데크를 보수할 예정이라고 한다. 자~다시 갯벌의 꿈을 생각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