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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8. 2022

속을 채우다.

직산에 자리한 직산향교에서 생각해봄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되는 팜유 공급 문제로 인해 라면이라던가 과자의 가격이 조만간 오르게 될 듯하다. 우리 땅에서는 야자수가 자라지 않기 때문에 팜유를 자체 수급하는 것은 어렵다. 팜유로 튀기게 되면 형태가 잘 변형되지 않기 때문에 많이 활용이 된다. 우리는 이전까지 그런 식재료에 대해 관심을 가진 적이 거의 없었다. 그렇지만 이제 관심을 가져야 될 때이다. 

천안에는 직산이라는 지명을 가진 지역이 있다. 직산의 직(稷)은 기장이라는 곡식을 의미한다. 기장은 쌀·보리·조·콩과 함께 오곡으로 취급되는데 척박한 곳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수확량이 작지만 기름지지 못한 메마른 땅에서도 잘 견디며 조보다 성숙이 빠른 이점이 있어 산간 지방에서 주로 재배하였다. 

직산향교가 자리한 이곳이 왜 직산이라는 지명이 되었을까. 바로 이곳의 지형이 높아 천수답(天水畓)이 많고 가뭄으로  피(稷)가 무성하여 피산이라 칭하던 것이 직산으로 바뀐 것이다.  기장은 팥과 섞어서 떡을 만들면 별미가 있고 엿과 술의 원료로도 쓰이기도 하는데 보통 기장떡은 사람들에게 익숙하다. 

직산향교에서는 2022 문화유산 활용사업을 하는데 직산 교동에서의 1박 2일로 역사문화콘텐츠 운용사 양성 아카데미, 문화유산 속 보물찾기, 사직단을 품은 사산성 탐험대, 직산향교, 직산 현관아, 사산성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직산향교로 들어가 보면 명륜당이 바로 보인다.  1588년(선조 21)에 현유(賢儒)의 위패를 봉안, 배향하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하여 창건되었는데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군서리 164-1에 있는 직산향교에는 현존하는 건물로 대성전·명륜당·동재(東齋)·서재(西齋)·신문(神門)이 남아 있다.

본래 백제의 수도 위례성(慰禮城)이라는 설이 있는데, 백제의 시조인 온조가 졸본부여(卒本扶餘)로부터 한반도에 남하하여 이곳에서 개국하고 도읍했다는 곳이 바로 이곳이라고 한다.

직산향교에 들어와서 아래쪽으로 내려다보면 온조 사당이 보인다. 백제의 건국설화가 다양하고 그 건국시조에 대한 이견(異見)이 많은 것은 그만큼 백제를 형성한 지배집단의 계통이 복잡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조선 전기에 세운 이 향교는 임진왜란 때 불에 타 다시 세워졌으며 그 뒤로도 여러 차례 보수하여 현재 모습을 갖춘 직산향교의 대성전에는 공자를 비롯한 5성(聖)과 중국·우리나라 성현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속을 채우는 것은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과 정신을 채우는 것이 있다. 양생이란 삶을 기르다는 말이 되는데 여기에서는 타고난 생명을 온전하게 보존하며 삶을 충실하게 가꾸어 나간다는 의미이다. 

평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변화가 자연스럽게 보이고 변화가 보이면 미리 대비를 할 수 있게 된다. 뜻밖의 변화가 생겨난 것처럼 보이지만 세상의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직산이라는 지명을 유래하게 하였던 기장이라는 곡식은 지금 중요하지는 않지만 중요했던 그때가 있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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