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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18. 2016

스타트렉 비욘드

위기에서 더 강해진다. 

위험한 미션들이 그들을 쫓아다니는지 가는 곳마다 위험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명목상으로는 평화롭게 우주를 항해하던 거대 함선 엔터프라이즈호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스타트렉시리즈의 주요 이야기이다. 우주 연합이 만들어놓은 요크 기지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려던 중 SOS구난 신호가 기지에 도착한다. 잠시 쉬어도 좋으련만 제임시 T. 커크는 도움 요청을 받고 미지의 영역으로 나아간다. 


전파도 통하지 않는 성운이 있는 영역을 지나자마자 엔터프라이즈호와 대원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로부터 사상 최대의 공격을 당한다. 엄청난 수의 공격용 우주선들이 읽기 힘든 패턴으로 공격하는데  반격하는 것이 쉽지 않다. 공격 패턴으로 보았을 때 마치 벌 때가 공격하는 느낌도 들게 만든다.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엔터프라이즈호는 공격용 우주선이 아니라 공격에는 약하다. 그렇다고 해서 방어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세 번째 영화를 개봉하면서 커크 선장이 이제는 완전히 함장의 위치에 자리매김하였다는 것은 확실히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공격으로 인해 엔터프라이즈호는 순식간에 붕괴되고, ‘커크’ 함장을 비롯한 대원들은 뿔뿔이 흩어져 낯선 행성에 불시착하게 된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정체모를 우주인들은 대원들을 생포하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적들의 리더 크롤은 대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알려주지 않은 채 뜻 모를 소리만 늘어놓는다. 

영화의 첫 부분에서는 무언가 리더의 자격을 논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영화가 초반을 넘어서자마자 그런 고민은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지고 커크 함장은 이제 불가능한 대원 구출 미션에 돌입한다. 이 세상의 모든 리더는 고독할 수밖에 없다는 인류 역사의 보편적인 진리만 남긴 채 말이다. 


커크의 즉각적인 대응능력도 훌륭하기는 하지만 그가 우주함대 역사상 위대한 인물(?)로남아 있는 것은 그의 훌륭한 동료들 덕분이다. 항상 냉철한 판단력과 체력으로 그를 도와주는 1등 항해사 스팍을 비롯하여 우주 함대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자 스코티, 다른 외계인과 대화력의 종결자 우후라, 의사인지 특공대인지 모르는 본즈, 기술자이면서 우주선 기동 능력자인 체코프, 어떤 우주선이든지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술루까지.. 이들이 없다면 커크의 존재 자체도 의미가 없을 정도다. 

필자는 불행히도 영화 중반을 가기 전에 괴상망측한 적들의 두목 크롤의 정체를 알아버렸다. 영화를 조금만 주의 깊게 본다면 그 누구라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메시지가 어디선가 흘러나온다. 게다가 왜 크롤이 그런 복수심을 가지게 되었는지까지 예측할 수 있었다. 스타트랙은 이전 시리즈와 달리 우주가 배경이 아니라 그냥 낯선 행성이 주요 배경이다. 중간중간 보이는 우주선 전투씬이 볼만하긴 했지만 스케일이 작아졌다는 느낌은 버릴 수가 없었다. 

스타트렉 비욘드는 그냥 무난한 수준의 영화였다. 

오토바이를 타고 종횡무진하며 대원들을 구하기 위해 애쓰는 터크, 신비한 매력을 가졌지만 생각만큼의 역할은 하지 못한 제이라, 그리고 크고 작은 액션씬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완전하게 망가진 엔터프라이즈 호를 빨리 복구하는 장면은 마치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에게 불시의 일격을 받고 엄청나게 빠른 시간에 구축함과 항공모함을 건조해내는 미국인들의 모습이 교차되었다. 엄청난 자원과 돈을 찍어내는 능력으로 전 세계의 어떤 국가도 상대되지 않을 물량의 나라 미국...


스타트렉에서 펼쳐진 미래처럼 우주시대가 열리면 미국은 다른 어떤 국가가 따라오지 못할 만큼의 격차를 보일 것 같다는 그런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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