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잎의 향이 다시 돌아오는 시절
맛에도 지도가 있다면 어떨까. 단순히 맛집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리산은 차의 향기가 좋은 곳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새로운 맛도 있고 오래된 맛도 있다. 항상 먹는 음식의 맛도 있고 때론 정신의 긴장을 풀어주는 술의 맛도 있다. 그렇다면 차의 향기는 어떠한가. 온갖 재료로 만드는 전통주나 숙성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몰트, 코냑과 차의 공통점은 바로 물이다. 술은 물을 그대로 빚어내지만 차는 물로서 향이 드러난다. 하나는 겉으로 드러내어 맛으로 나오고 하나는 속에서 밖으로 우러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해 전국의 모든 축제가 취소가 될 때 하동의 야생차 문화축제도 열리지 못했다. 왕의 차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하동 차는 파릇파릇한 차 시배지에서 재배되는 다양한 찻잎을 가지고 햇차부터 발효차까지 잘 알려져 있다. 2022년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가 이번 주 황금연휴에 열린다.
올해의 축제는 2023년 하동 세계 차 엑스포를 준비하는 사전행사로서 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기반 마련과 25년째 이어온 야생차 문화축제의 위상을 드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시배지 헌다래를 비롯한 공식 및 공연 프로그램 5개, 올해의 차 품평회 등 경연 프로그램 10개, 엑스포 홍보관 등 전시·체험 프로그램 24, 차 시장 등 판매 프로그램 5개 등 모두 44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조금 앞서서 이곳 축제장을 찾았다. 축제가 언제 열렸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새롭게 느껴진다.
오래된 하동 야생차 박물관도 이번 축제에 맞춰서 새단장을 거의 끝마쳤다.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우리나라 차 시배지 화개·악양면 일원에서 개최되는 제25회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는 '왕의 차, 천년을 넘어 세계로 차(茶) 오르다!'를 슬로건으로 열린다.
모든 사람들은 평온한 세상을 꿈꾼다. 평온한 세상에 모두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것을 태평성대라고 한다. 모든 것이 변해버렸고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하동의 차는 4월의 쏟아지는 햇볕 속에 차맛을 익히고 5월에 그 첫맛을 선보이는데 조금 일찍 방문한 덕분에 햇차를 구매할 수 있었다. 불 앞에 일일이 덖고 꺼내고 비비고 말리는 과정을 여러 번 해야 하는 차를 마시기 위해 만드는 과정에는 많은 정성이 들어간다.
올해의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가 끝이 나면 내년인 2023년에는 하동 세계 차 엑스포가 열린다. 매년 하는 축제와 달리 한 달간에 걸쳐서 진행이 될 예정이다. 하동이 걸쳐 있는 지리산은 나라의 명산이었다. 우리 민족의 발상지로 여겨지는 백두산의 산맥이 끝나는 곳으로 금강산, 한라산과 함께 삼신산의 하나로 여겨졌다.
차는 물로서 만들어지는 잎으로 탄생한다. 물을 머금고 자라서 다른 물맛을 맛보게 해 준다. 차밭이라고 하면 전라도의 보성을 많이 생각하는데 하동과의 차이점이라면 일제강점기에 계획적으로 차나무를 대량으로 심어놓은 것과 달리 신라 흥덕왕 3년부터 차를 기른 곳이 하동이다. 정금 차밭에서 신촌차밭을 거쳐 쌍계사 인근 차시배지로 이어지는 2.7㎞, 1시간 30분 정도의 걷기 길도 걸어보고 지리산의 차향을 맡보기에 좋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