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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의 요리

식재료를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이란.

식재료가 있으면 심적인 부담이 따라온다. 저 싱싱한 재료를 그냥 놔둔다는 것은 마치 삶의 직무유기를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강진에서 온 매우 싱싱한 파프리카를 그녀들에게 나누어주었지만 정작 필자는 그 파프리카를 외면하고 있었다. 아일랜드 식탁에서 자신을 그대로 둘 거냐면서 계속 눈치를 주는 것도 이제는 한계가 왔다. 그래서 아주 간단한 요리를 하기로 했다. 최소한 마음의 짐을 내려놔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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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의 물이 싱싱해서 그런가 파프리카가 원래 그런지 몰라도 싱싱함이 꽤나 오랫동안 유지되었다. 그것도 상온에 두었는데도 요리로 활용할 그 순간을 끝내 기다리고 있었다. 피망을 달고 과육이 많도록 개량한 것으로 서양에서는 Sweet pepper라고 부른다. 유럽에서는 초록, 노랑, 자주, 검정, 주황, 빨강, 흰색 등 8~12가지의 다양한 품종이 이용되나 국내에서는 주로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 초록색이 소비되는 것이 파프리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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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별거 없다.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고 향신료 위주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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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과 버터... 그리고 올리브 등을 준비했다. 소금도 대충 뿌리고 통후추도 갈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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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파프리카를 익혀주기 시작한다. 파프리카는 정말 다양한 크기와 모양으로 생산되고 있었다. 보통은 펑퍼짐해 보이는 파프리카만 보다가 여러 모양의 파프리카를 받으니 기분이 조금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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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약간의 재료도 모두 넣어서 익혀주면 이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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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식재료중에 가장 원색에 가까우면서도 아삭하고 달달하고 어디에도 어울리는 식재료가 파프리카가 아닐까. 다음번에는 파프리카가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다른 과일과 섞어서 주스를 만들어서 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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