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해양신도시 유채꽃밭은 더웠다.
정신적 자유는 생각지도 못한 가능성을 주는 대신에 고통을 초래하는 가능성에서 해방되는 것이 아니라 돌이킬 수 없는 상실과 최종적으로 보장도 되지 않는 취약성 속에서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정신적인 것을 이용해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고통이라는 것을 상시 따라다니는 것을 감내해야 한다. 그 무거운 짐을 질 수 있어야 그 길을 걸어갈 수 있다. 반려동물이 사람처럼 행동할 때도 동물은 인간의 생활 방식에 의문을 갖지 않고, 그처럼 행동하는데 필요한 틀로서 인식한다.
창원 마산만 앞바다에 있는 인공섬, 마산 해양신도시는 면적 64만여 제곱미터로 축구장 90개 규모로 상당히 큰 규모다. 바다를 매립하는 것은 우선 보상비 같은 것이 들어가지 않아서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창원시가 마산 해양신도시 조성 전 유휴부지를 활용해 모두 11만 제곱미터에 유채꽃밭과 청보리밭을 조성했으며 해양신도시 호안 산책로 3.2km를 준공해 이번에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했다.
니모를 찾아서를 만나볼 수 있는 마산 해양신도시 청보리와 유채꽃밭이다. 할리우드에서 제작하는 동물들이 등장하는 영화는 마치 인간처럼 생각하는 동물들의 이야기다. 니모를 찾아서에서 니모는 더 사람 같은 느낌이 드는 캐릭터였다. 사람은 사람의 관점으로 동물을 보려고 하지만 동물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간다.
호기심 가득한 어른 사람 필자가 납치된 것은 아니지만 공개된 이곳 유채꽃밭을 찾아가 보았다. 이 더운 날 상상초월 더위가 도사리고 있는 유채꽃밭으로 풍경을 찍기 위한 모험을 떠나는 시간이다. 니모를 찾아서에서 처럼 건망증이 심한 수다쟁이 물고기 도리가 없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유난히 작은 꽃잎의 유채꽃의 꽃잎이 팔락일 때의 소리가 들리지 않지만 그냥 멀리까지 펼쳐지는 노란색의 물결이 풍요롭다. 글을 쓰다 보면 이곳을 찾아오지 않았어도 얼마나 매력적으로 보일지, 청보리가 어떻게 색깔이 변해가는지, 유채꽃밭 속에 캐릭터들이 어떻게 보이는지 까지 공간의 모든 것에 글 쓰는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곳에 니모가 있다. 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어떤 동물의 종이 행동을 바꿀 수도 있지만, 그 종이 행동하는 기본원칙은 그 종이 존재하는 한 똑같다. 그런데 인간이라는 존재는 정신적인 자유의 측면에서 역사를 초월해 극적으로 다채로울 때가 있다.
이곳은 정말 많이 더웠다. 물을 뿌리는 차가 연신 지나다녔지만 끓어오르는 여름의 열기를 식히기에는 부족했다.
세상은 어떤 관점에서 보면 단조롭다. 단조롭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매번 새로운 것을 위해 시간을 쏟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러나 사람은 생각하고 상상할 수 있는 큰 축복을 받았다.
마산 해양신도시 유채꽃밭에서 만난 니모처럼 우리는 평생 자신만의 니모를 찾아서 어딘가로 혹은 매일 돌아다니는 것일지 모른다. 우리 안에 있는 니모는 영화처럼 호기심도 많고 자신이라는 존재를 궁금해하며 어딘가로 튈지 모르는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