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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도 바지락

갯벌의 현장 속에 펼쳐지는 서해의 바다

체험과 삶의 현장은 분명히 온도차가 있다. 모든 것은 업으로 할 때와 취미나 체험으로 하는 것은 차이가 있는데 그것은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돈을 받기 위해 하는 일이 너무나 좋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대부분 물어보면 그냥 하던 것이라 한다는 대답이나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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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까지 간 김에 쉬엄쉬엄하며 간월도를 들려보았다. 물때를 생각하지 않고 왔는데 마침 썰물이 빠져나가 숨어 있던 갯벌의 속살이 드러나고 있었다. 갯벌 속에서 캐는 꿈을 꾸면서 살았던 아주머니들의 조형물이 간월도로 들어가는 입구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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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보면서 걷는 길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는데 마음 토닥토닥이 그만큼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코로나 블루(Corona Blue)’를 극복하기 위해 쉬엄쉬엄 걸으며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려는 여행객이 늘어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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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이 시원스레 빠져서 길이 열려 있었다. 길을 이야기하면서 사람 마음을 언급하고 있다. 사람의 한 길 마음속만 알아도 조금은 수월해질 텐데 말이다. 간월암이 마치 육지처럼 변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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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니 이 부근에서 살면서 생업을 이어가시는 분들이 눈에 뜨였다. 갯벌체험을 하시는 분들과는 옷 차림새 자체가 다르다. 캐면 다른 것도 나오기는 하지만 대부분 바지락이 나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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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지 않고 계속 갯벌의 흙을 캐고 있다. 나오는 바지락들도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소중한 바다의 자원이기도 하다. 이리 더운 날 몸을 모두 감싸는 옷을 입고 있으니 얼마나 덥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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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도의 看은 손과 눈이 합쳐져서 ‘보다’는 의미가 되었는데 갯벌에서 무언가를 캐시는 분들도 손과 눈이 합쳐 저서 무언가를 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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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바지락들이 반쯤 담겨 있다. 이 정도면 몇 인분의 바지락 칼국수를 만들 수 있을 듯하다. 시원한 바다내음이 묻어나는 바지락 칼국수도 개운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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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바다와 간월암을 배경으로 펼쳐진 풍경과 고즈넉한 서산 어촌의 갯벌길을 걸어본다. 이 길을 걸을 때마다 평화로운 기운이 마음 가득 차오르는 걸 경험하게 되는 것은 사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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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암은 계속적으로 정비되어서 지금은 더 방문하기가 수월하다. 우리가 바다를 볼 때 파랗다고 인식하는데 바다를 파란색으로 보는 자시느이 시각, 자신의 신체를 세계 속에 펼쳐놓은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무언가를 보는 순간 단지 바다에 우리 자신을 열어놓는 것과 같다고 한다. 우리는 단지 보는 존재일 뿐만이 아니라 보이는 존재가 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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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어서 그나마 편하다. 요즘같이 더울 때 마스크를 쓰고 돌아다니면 금방 땀이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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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돌아갈 시간이다. 갯벌의 현장 속에서 펼쳐지는 서해도 바라보고 있으니 어리굴젓이 생각난다. 간월도 해안에서 채취되는 굴을 ‘토굴’이라 부르는데 간월도 갯벌에서 자라는 자연산 굴으로 초기에는 바위에 붙어있다가 어느 정도 자라면 갯벌로 떨어져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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