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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29. 2016

스킵 트레이스

아듀.. 액션스타 성룡

동성인 사람이 두 명 나와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 영화가 버디 무비이다. 친구라는 뜻의 Buddy에서 따온 버디무비는 서로 상반된 성격이나 위치에 있는 사람이 만나 처음에는 대결구도를 형성하다가 핏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친해가는 과정이 핵심이다. 잘 알려진 버디무비로는 보니와 클라이드가 있고 여성 버디무비로 유명한 영화는 델마와 루이스가 대표적이다. 


성룡이 할리우드에 진출하면서 그곳에 적합한 장르를 찍기 시작했다. 미국 스타일의 버디무비에 홍콩식 액션을 섞은 형태인데 그마나 러시아워의 크리스 터커와는 궁합이 맞아서 적당하게 흥행한 듯하다. 그러나 나이는 못 속이는지 성룡의 액션은 진부해지고 내용도 부실해지기 시작했다. 최근 10년간 성룡이 나온 영화 중 재미있다고 생각한 영화가 거의 전무할 정도이다. 돈은 들인 것 같은데 들인 티는 나지 않고 열심히 찍은 것 같은데 그냥 안타깝기만 하다. 


비교적 젊었을 때 파트너를 잃고(그런데 범인이 예측되는 우울한 현실) 그 파트너의 복수를 위해 범죄 조직 두목을 쫓는 홍콩 경찰 베니 책은 우연한 사건으로 파트너의 딸인 사만다와 엮이게 된다. 그녀를 지키기 위해 미국에서 넘어왔다는 도박꾼 코너 왓츠를 러시아에서 생포해와야 한다. 경찰과 범죄자가 서로 엮이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버디 무비가 스킵 트레이스 되시겠다. 러시아, 몽골, 중국, 홍콩, 마카오까지 촬영장소도 다양한 이 영화 무언가 흥미롭지만 재미는 없다. CG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찍는 성룡표 코믹 액션을 그리고자 했으나 그러기에 성룡이 너무 둔해졌다. 게다가 그와 호흡을 맞춰야 하는 조니 녹스빌도 별다른 재미를 주지 못하면서 영화는 산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액션은 액션대로 스토리는 스토리대로 부족하고 개연성은 개나 줘버리면서 마치 성룡이 출연한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주제는 아름다운 아시아 대륙 탐방, 부제는 아시아에 사는 민족들 정도 되는 것 같다. 전형적인 성룡 스타일의 요소들이 영화 곳곳에 보이지만 조화를 이루지는 못한다. 아시아에 사는 민족 중 한민족을 대표해 연정훈이 출연했다. 


이 영화는 중국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파트너의 딸인 사만다(흠.. 판빙빙이 이쁘긴 하다.)를 구하기 위해 힘을 합치는 두 남자의 케미는 그저 그랬고 결말의 판 뒤집기는 너무나 뻔하게 흘러갔다. 


무겁고 느려졌지만 성룡표 액션을 조금이라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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