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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02. 2016

삶이란 무엇인가

돈의 가치가 삶의 가치일까. 

삶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일까.

대체 잘 산다는 기준은 누가 정해준 것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편하게 사는 것을 좋아하고 남들보다 좋은 것을 보고 맛있는 것을 먹는 것을 좋아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이 글을 쓰는 데 있어서 특정 음식점이 부각될 수 있기에 글을 쓰는 것에 대해 많이 주저한 것도 사실이다. 평균보다 조금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이 내는 일반 카드보다 많은 연회비를 내는 카드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 레스토랑... 그 레스토랑은 서울에서도 땅값 비싸기로 유명한 강남의 노른자위 청담동에 자리하고 있었다. 


금수저와 흙수저는 부의 극과 극에 대치한 사람들을 대표하는 단어이다. 국가는 어느 한쪽에 치우친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아무튼.. 이 레스토랑은 자신이 가진 카드를 긁어야 들어갈 수 있다. 게다가 그런 카드가 있다고 하더라도 예약을 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지방에 사는 입장에서 이런 음식점을 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서울로 발길을 할 수밖에 없었다. 프리미엄 카드의 바우처가 있다 하더라도 지방에서는 쓸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한 것은 시장논리로 볼 때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이런 분위기가 그렇게 낯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래간만? 아니 두 번째쯤 되는 압구정 로데오역 지근거리에 있는 청담동의 분위기는 무언가 낯설었다. 좋게 말하면 자본주의의 시스템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느끼는 위화감은 생각 외로 폐쇄적인 공간이라는 점이다. 굳이 카드를 긁어야 들어올 수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청담동 주변의 분위기가 오픈되어 있기는 하지만 실상 오픈된 것이 아니다는 느낌 말이다. 

빵이 없다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않냐는 마리 앙뚜와 넷트의 말이 갑자기 생각난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 

지금은 이런 빵이 아무렇지 않은 음식이지만 서민들에게 물자가 부족했던 봉건시대에는 이런 빵 한 조각도 귀했다. 그런 이미지를 관객들에게 보여준 영화 헝거게임이 연상된다. 

필자는 이런 조용한 분위기도 좋아하고 무언가 독특한 퀄리티의 물을 따라주는 것도 좋다. 대부분의 가격대가 있는 레스토랑처럼 이곳도 물이 비워지기가 무섭게 채워진다. 이 순간 갑자기 드는 생각이 있다. 삶의 가치란 무엇인가라는 부분이다. 모든 사람이 제각각 삶의 가치가 있다. 잣대가 다르다. 사회가 그 잣대를 매기기도 하지만 집안마다 사람마다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건강한 재료로 만든 건강한 음식은 금전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할렘가 등에서 과일가게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많이 먹어서 비만이 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지 않은 음식을 먹어서 비만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패스트푸드나 짜고 자극적인 음식은 비만을 일으키기 쉽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건강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한데 대부분 가격이 비싸다. 마트에 가서 봐도 알겠지만 유기농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같은 종류의 상품에 1.5배 이상의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돈은 언제나 옳을까?


사기나 남을 속여서 이득을 올리려는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 돈에 맞는 값어치를 한다. 저렴하고 좋은 상품은 없지만 비싸고 좋은 상품은 있다. 희소성을 기반으로 사람들의 허영심을 자극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 돈은 옳았던 것 같다. 

1,500백 원짜리 음료수와 과일주스가 시대의 트렌트처럼 보이지만 질 좋은 재료로 넣고 설탕을 적게 넣은 2만 ~ 3만 원대의 과일주스도 여전히 수요가 있다. 이런 곳에서는 사실 이런 고급(?) 주스의 맛보다 분위기를 산다고 봐야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저렴하지 않은 가격대의 음식과 주스 등은 사실 복합적으로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이곳의 지대와 인테리어에 투자한 비용부터 재료와 인건비 등...

어떤 공급자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자. 

저렴한 커피나 음료수를 팔 수 있는 이유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많은 사람을 상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테이크아웃 전문점들의 상품 가격이 저렴하다. 음식점 등에서 셀프서비스가 있는 이유는 서비스 공급자의 입장에서 더 많은 손님을 받기 위함이기도 하다. 음식값이 비쌀수록 서비스를 제공받는 입장에서 하는 것은 많지 않다. 기껏해야 칼질하고 포크를 들어서 먹는 정도만 하면 된다. 

남을 등쳐먹거나 태어날 때부터 굳이 돈을 벌기 위해 일할 필요가 없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을 해서 돈을 번다. 돈은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돈을 쓸 줄 아는 사람... 돈을 쓸 줄 모르는 사람. 당신은 어느 쪽에 속하는가. 누구나 돈을 쓸 수 있다고 하지만 쓸 수 있는 것과 쓸 줄 아는 것과는 다르다. 쓸 줄 모르는 사람은 예상치 못한 돈이 들어왔을 때 제대로 감당을 하지 못한다. 

지인과 간단히 식사를 하고 근처의 나름 유명한 술집으로 이동을 해서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지인에게 돈의 가치를 묻자 돈은 자신이 여행하고 싶은 곳을 가게 만들어주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대답을 했다. 어차피 돈은 쓰기 위해서 버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리면 삶은 어떤 방식으로든지 간에 피폐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돈을 벌기 위해 혹은 모으기 위해 아등바등하다 보면 결국 그 중심이 되어야 할 본인은 그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다. 

사실 돈보다 훨씬 소중한 것은 시간이다. 최근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것 중에 하나가 시간은 과연 온전히 나만의 것일까?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는 그만큼 시간을 써야 한다. 즉 시간과 돈을 맞바꾸는 셈이다. 아무리 시간이 남아돌더라도 돈과 못 바꾸는 사람도 있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은 열심히 일한 만큼 돈을 번다. 


그 시간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 혹은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시간, 그리고 온전히 자신만을 위해 쓸 수 있는 그런 시간들은 너무나 소중한 것이다. 


삶의 가치는 시간의 가치와 같으며 그 삶의 가치를 데코레이션 해줄 수 있는 것은 돈이다. 그러나 돈의 가치와 시간의 가치는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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