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등대

문을 열고 들어간 개화 예술공원의 버려진 인형

인생을 돌아보면 행복의 순간은 생각의 등대가 비추는 방향으로 여행한 순간들이 다른 시간들, 다른 여행들을 자각할 때 깊이 와닿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때론 그것들이 살아있는 것처럼 보인다. 건너편에 무엇이 있을까란 설렘과 동시에 망설임이 항상 있어왔다. 현재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 과거와의 관계 속에 존재하지 않는 미래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당신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 차체로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다.

MG0A1025_resize.JPG

분명히 그 뒤에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는 알고 있지만 문을 열어야 할 때가 있다. 저 문이 현재라면 뒤에 걸어온 길은 과거와 문을 열고 나가면 보이는 것들은 미래다. 삶이 그렇게 명확하지는 않지만 때론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MG0A1026_resize.JPG

문을 열었다. 그리고 앞에 펼쳐진 것은 노란색의 수선화와 초록, 잔디반, 연잎들이 보인다. 문을 열고 나아갔지만 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연과 풀, 수선화로 가득 차 있으니 여름이 성큼 코앞에 와 있다는 것이 몸소 체감하게 된다. 하늘에 있는 신선을 천선(天仙), 땅에 있는 신선을 지선(地仙), 물에 있는 신선을 수선(水仙)이라 하였다.

MG0A1022_resize.JPG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튤립이 자리하고 있다.

MG0A1036_resize.JPG

핑크 하면 여성을 생각하는데 원래 핑크는 남성의 색이라고 한다. 핑크가 넘치는 공간이 개화 예술공원에 조성이 되어 있다.

MG0A1037_resize.JPG

장미의 밑에 자리한 반지의 요정어가 명확하게 보인다. 모든 반지를 찾는 절대반지라는 의미의 문구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의미 없어 보이는 것에 가치를 부여하면서 살 필요가 있을 때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의 자기 암시라고 할까.

MG0A1040_resize.JPG


MG0A1044_resize.JPG

원초적인 색깔의 집이 있지만 우리는 이런 곳에서 만나는 것이 좋다. 차별화된 경험을 통해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만으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MG0A1046_resize.JPG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 규모의 집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꾸며놓은 것은 생각보다 번거로울 것만 같다. 5월도 장미의 계절이지만 6월 역시 그렇다.

MG0A1048_resize.JPG

20대 초반의 숙녀가 결혼식을 준비해야 될 것 같은 공간이다. 감정 지능이 없다면, 우리 삶의 장면들에 대한 우리의 구체적 체험이 없었다면 우리의 삶은 상당히 단조로웠을 것이다. 상상하기 쉽지는 않지만 어떤 느낌일까.

MG0A0996_resize.JPG

개화 예술공원에는 전시공간이 있는데 버려진 인형전을 만나볼 수 있었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은 아이가 사달라고 하는 인형이나 장난감을 선택적으로 사줄 수밖에 없다. 어른들도 그럴진대 아이들은 회피 동기와 접근 동기를 구분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회피 동기는 자신에게 그렇게 필요하지 않지만 다른 아이들이 가지고 있을 때 무척 불편한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은 동기다. 부모를 졸라서 사지만 그 불편함에서 벗어나는 순간 자신에게는 필요 없는 물건이 된다. 그리고 이 전시전의 인형처럼 버려진다.

MG0A1001_resize.JPG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그것이 접근 동기에 의해 가지고 싶은 것인가를 아는 것이다. 성인들도 똑같다. 만약 모임에서 모임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특정 브랜드가 있다고 치자. 그 브랜드의 제품을 가지고 싶지 않더라도 마음 한편에 불편함이 커지기 시작하면 자신도 모르게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하고 있다. 그런 불편함에서 벗어나는 것은 그들에게서 잠시 멀어지는 것이다.

MG0A1006_resize.JPG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장난감 은행이 매우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아이들을 지배하는 것은 회피 동기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접근 동기에 의해 소유했다고 하더라도 금세 싫증을 내기 때문이다.

MG0A1007_resize.JPG

사람들은 어떤 것을 사고 싶어 할까. 관계에서도 가장 좋은 것은 편하면서도 사랑할 수 있고 서로를 보완하면서 평생을 함께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건 접근 동기에서 비롯이 될 수가 있다.

MG0A1009_resize.JPG

이 여성은 6~7번은 만나본 것 같다. 이번에도 역시 말이 없었다. 그냥 어느 곳을 주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원하는 것은 좋아 보이는 것일 수 있다. 좋아하는 것은 정말 좋은 것이다. 어쨌든 생각의 등대를 따라서 온 보령 개화 예술공원에서 문을 열은 것은 사실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유리공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