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을 사랑한 어린 왕자

2022 제3회 청양 터미널 갤러리 특별 초대전

어린 왕자는 지금 몇 살쯤 되었을까. 모르긴 몰라도 어린 왕자가 아니라 장수했다는 가정 아래 지구는 모르겠고 살았던 작은 별의 왕은 되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어린 왕자는 자신이 살고 있었던 별로 돌아가지 않았다. 지구에 온 이후로 어른들의 이해가 안 가는 행동에 질문도 하고 많은 것들 중에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되는 무언가로 새롭게 관계를 맺는 것을 알아가던 어린 왕자는 충청남도 청양이라는 지역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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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오가면서 이용하는 터미널은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기다리고 내리던 청양 터미널은 갤러리가 만들어지면서 조금은 다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터미널을 이용하는 사람들 외에는 이곳을 들르는 사람은 많지 않았는데 미술관이 없었던 청양군의 전시공간으로 활용되면서 작품을 보기 위해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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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제3회 청양 터미널 갤러리 특별 초대전으로 김복자와 권오선의 전시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이곳에서 어린 왕자가 명품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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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를 콘셉트로 표현한 많은 작품을 보았지만 사람들에게 대중적인 명품가방 등을 활용한 작품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어린 왕자 하면 어른이 가지지 못하는 순수함을 가진 캐릭터로 대표되었다. 책에서는 어린 왕자의 별엔 화산이 셋 있고, 바오바브나무, 그가 사랑하는 꽃, 그 별에서의 생활들을 이야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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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별에 간다면 어린 왕자는 청양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어린 왕자는 이웃한 한국의 여러 지역을 여행하며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 소유하는 것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한 공간에 갇혀 있으면서 세상을 모두 안다고 하는 사람, 일에 중독되어 세상의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 등 자신만의 그릇된 가치관을 가진 사람과 문답을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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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에게 가장 친한 친구는 여우다. 서로와의 관계를 맺어가면서 서로의 중요함을 알게 된다. 유화로 그려진 이곳의 작품들은 상당히 사실적으로 그렸다. 어떤 작품은 마치 사진을 찍어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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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다 못해 대부분의 여성이 좋아할 것 같은 모자는 마치 어린 왕자가 살았던 작은 행성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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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의 옷장을 열어보면 이런 반가운 모습을 상상하지 않을까. 작가의 의도를 미루어짐 작해보면 인간이 소유를 통해 고독을 극복하는 것과 어린 왕자가 내면 속의 고독을 이겨내기 위해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들과 연결시키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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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아이들이나 좋아할 것 같은 캐릭터가 가방이나 옷에 쓰이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이 소유로 인해 특별함을 느끼려고 하는 것을 자극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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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보통 두 개의 전시전이 같이 열리는데 하나는 명품과 소유 등을 어린 왕자와 함께 그렸다면 다른 전시전은 자연의 모습을 그려두었다. 상반되는 듯 하지만 모두 우리가 살아가는 곳에서 보고 느끼는 것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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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그린 듯한 산수화의 모습이 자연스럽고 부드러워 보인다. 강렬한 색채를 낼 수 있는 유화와 부드러운 색채를 낼 수 있는 수채화의 차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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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에 미국에 배포되기 시작한 어린 왕자는 다양한 해석과 감성의 다른 면을 자극하면서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왔다. 한국에서도 곳곳에서 어린 왕자를 활용한 공원과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다. 어린 왕자의 이야기는 그렇게 새롭게 해석되다가 이곳 청양 버스터미널의 갤러리에서 명품의 화려한 모습과 어우러져 사람들에게 아직 어린 왕자가 꿈을 잊지 않았음을 알리고 있다. 명품업체에서 광고비를 받았는지 사랑하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잘 어울려 보이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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