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를 찾아보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삶에서 어느 정도 노력을 해야 자신이 원하는 길을 걸을 수 있게 될까. 노력의 경중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그 가치의 척도는 시대마다 달라지게 된다. 보통 어려운 상황에서 노력을 계속해서 공을 이룬다는 의미로 형설지공(螢雪之功)이라는 사자성어를 많이 사용한다.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갖은 고생을 하며 부지런히 학문을 닦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여기서 형(螢)은 개똥벌레 형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반딧불이다. 반딧불이는 생태가 무너지면 사라져 버리는 곤충이다.
넓은 지역의 생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대청호에는 생태관광지역이 있는데 옥천에는 안터지구 일원(장계리, 석탄리, 안남면)이 포함되어 있다. ‘22년 반딧불이 복원사업 중인 동이면 안터마을 내 반딧불이 야간 체험을 하기 위해 환경가족 지원자 및 일반시민들이 옥천을 찾았다.
결과보다 거기에 이르는 여정은 감동을 주지만 행운 같은 결과는 시기만을 살 때가 있다. 이름이 남겨져 있는 사람들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재능을 넘어선 노력을 볼 때가 있다.
이날의 여정은 전통문화 체험관에서 간단한 전통문화를 체험한 뒤에 정지용 생가 및 문학관 관람과 대청호반에 만들어져 있는 장계관광지를 둘러보면서 대청호의 생태를 만나보는 여정을 거쳐 안터 선사공원의 생태길에서 반딧불 체험을 하는 것으로 탐방이 이루어졌다.
옥천은 정말 오래간만에 찾아간 곳이다. 예전에는 자주 찾아갈 이유가 있었지만 작년과 올해에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찾아가 본 적이 거의 없었다. 대청호 안터지구는 옥천군 안내면 장계리, 옥천읍 오대리, 동이면 석탄리, 안남면의 연주리 잇는 수변구역 ※ 총면적 43㎢에 이르는 구간이다.
장계관광지에는 옥천을 대표하는 시인 정지용을 기리는 길로 구성이 되어 있다. 아래에는 잘 알려진 책 10권이 작품처럼 만들어져 있다. 책을 쓴다는 것은 결과보다 여정이 훨씬 힘들고 어려운 삶의 선택을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장계관광지는 1980년대 민간투자로 개발되었는데 놀이공원 등 시설을 갖춰 자연관광지로 명성을 얻었던 곳이다. 이후 민간사업자가 사업을 포기하고 시설이 낡아 관광객이 줄면서 10여 년째 방치됐던 곳이다. 장계관광지는 2019년 2월 사업비 66억 원을 들여 조경공사에 들어가 시설 보수, 산책로(1㎞) 정비, 호반식당 리모델링을 마치고 처음 방문한 것이다.
장계관광지의 주변을 걷다가 끝자락에 오면 정비된 공간을 볼 수 있다.
누군가가 이렇게 자신이 걷고 싶은 길을 알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삶은 전체를 보여주지 않는다. 모든 것이 가려져 있는 상태에서 아주 작은 부분의 실루엣만 보여준다. 그런데 그걸로 모든 것을 파악할 수는 없다. 그건 가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노을이 내리고 눈앞에 보이던 것이 흐릿해지기 시작하면 반딧불이를 만나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11시가 지나 12시가 되어도 반딧불이를 보지 못하는 날도 많다고 한다. 형설지공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내심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반짝반짝 빛을 내며 날아다니는 성충이 된 반딧불이는 물만 먹으며 1주일 정도밖에 살지 못한다. 그동안에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은 후 일생을 마치게 된다. 반딧불이의 빛은 숨을 쉬면서 받아들인 산소와 빛을 내는 물질이 서로 합해져서 생긴 것으로 열은 없다.
반딧불이는 안터지구에 서식하고 있는 대표적인 환경보호종이지만 반딧불이 활동 시기에 방문객들의 무분별한 사진 촬영 불빛과 소음은 개체수를 감소시킬 수 있으니 조심스럽게 생명의 존재를 느끼는 것만으로 족하다.
문득 마을의 광장의 옆을 보니 포도나무를 심어놓았다. 이렇게 작았던 포도송이가 커져서 먹음직스럽게 익어가는 시기가 곧 오게 될 것이다.
옥천 안터 지구의 반딧불이 탐사는 아이들에게는 사라져 가는 우리 생태계의 신비로운 체험을, 어른들에게는 아련한 옛 추억에 젖게 해 주었다. 반딧불이에 대한 이야기와 유충의 성장 이야기가 담긴 반딧불이의 성장과정, 생태환경에 대한 설명도 들려주어 온 가족이 함께하는 다양한 학습 체험의 장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