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시민 아카이브 '당신의 이야기 남양도서관'
보통 음식에는 다섯 가지 맛이 있다. 오미(五味)는 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짠맛이다. 최근에는 감칠맛도 포함이 되었다고 하는데 감칠맛은 명확한 표현이라기보다는 입에 착 달라붙는데 표현하기 힘든 그런 맛이다. 필자는 삶에서도 다섯 가지 맛이 기본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단맛과 짠맛에 대한 민감도는 낮은 편이다. 그래서 단짠을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 편이다. 매운맛은 중간 정도의 민감도가 있는데 다시 돌아보게 하는 맛이랄까. 반면 신맛과 쓴맛은 민감도가 높다. 조금만 먹어도 확~ 와닿는다. 그런 맛을 내는 음식을 계속 먹기가 힘들지만 꼭 필요한 감각기능이기도 하다.
단맛과 짠맛이 좋다고 해서 그것만 추구하면 어떻게 될까. 꼭 필요한 설탕과 소금이라고 하더라도 그걸 많이 먹게 되면 계속 더 자극적인 것만 추구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단맛과 짠맛을 추구하며 여기에 매운맛만을 더하려고 한다.
이곳은 화성에 자리한 남양도서관이라는 곳이다. 화성시와 화성시 문화재단에서 화성시민의 발자취를 발굴, 조사, 기록하는 2022년 화성시민 아카이브 구축사업 ‘당신의 이야기가 화성입니다’를 추진하고 있는데 남양도서관은 7월까지 기획 인터뷰, 구술 채록을 위한 화성시민 스토리 부스 운영이 될 예정이다.
스토리 부스란 화성시민이 기억하는 화성의 이야기를 녹음으로 남길 수 있는 공간으로 남양도서관과 동탄복합문화센터 도서관 2곳에 설치가 될 예정이다.
우리가 오미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맛은 단맛, 짠맛, 매운맛이다. 반면 신맛과 쓴맛은 자주 접하지 않으려고 하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인생에서도 그렇다면 어떻게 될까. 사람이 쓴맛에 민감한 것은 쓴 것이 경고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쓴 것은 사람을 죽일 수도 있기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했다. 신 맛은 어떨까. 신 맛은 새로운 맛이며 묘한 느낌을 준다. 새로움을 의미하는데 보통 나이가 들수록 신맛을 좋아하지 않게 된다. 그것이 인생의 흐름이라고 볼 수도 있다.
앞서갔던 수많은 사람들이 책과 독서를 여러 가지에 비유하기도 했다. 고통도 진정되며 어떤 유명대학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 독서로 마음을 다스린다는 등의 말이 있지만 사실 책을 가까이 두기가 쉽지 않다. 책을 오감에서 비유한다면 신맛이랄까. 생각하고 살지 않았던 다른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남양도서관의 설계는 중심에 개방감을 느끼게 만들어서 편안한 이동이 가능하도록 해두었다. 화성시의 도서관들은 최근에 지어진 것이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독서하고 공부하는데 많은 신경을 쓴 것을 알 수 있다.
2022년 화성시민 아카이브 구축사업 ‘당신의 이야기가 화성입니다’의 주요 일정으로 6월 중 아카이브 작업을 진행할 시민 기록단을 구성하는 것으로 기록단 유경험자, 글쓰기, 사진 촬영 등이 가능한 시민으로 구성했다.
사람의 삶에서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될 능력이 쓴맛을 느끼는 능력이다. 삶에서 쓴 맛은 실패에서 느끼고 배울 수 있다. 성공보다 실패는 훨씬 더 많은 메시지를 던져준다. 대신 그 메시지를 외면하면 다시 똑같은 쓴 맛을 보게 되는 것이다. 같은 쓴 맛을 여러 번이고 맛볼 필요성이 있을까.
신간 중에 코드 브레이커라는 책은 여성 과학자의 이야기다. 그녀는 생명의 코드를 다시 쓰는 것으로 2020년에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전염병의 시대를 겪으면서 우리는 대부분의 사람이 백신을 맞으면서 유전자 편집 기술에 대해 간접적으로 노출이 되었다.
입에 맞고 맛있는 것만 먹으면 사람의 혀는 왜곡을 시켜 더 자극적인 맛만을 추구하게 만든다. 결국 몸은 망가져간다. 사람의 삶 역시 그렇다. 편하고 노력 안 하면서 좋은 것만 찾으려다보면 보기 좋은 것에 가려진 쓰고 신맛으로 가득 찬 나머지를 보내게 될 수도 있다.
개인 및 공동체가 생산한 기록물을 지역사회의 유의미한 데이터로 활용하여 도시의 자산으로 삼고, 공유와 공감을 통한 긍정적 에너지를 확산해 나가기 위하여 기획한 올해의 사업은 시민의 일상을 가감 없이 수집하고 재가공하여 공유를 통한 시민 연대를 목표로 하는 특별한 기록 작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