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 육수로 만든 독특한 맛 '냉면만허유'
필자는 어떤 음식을 먹을 때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음식을 많이 하는 음식점을 웬만해서는 찾지는 않는 편이다. 음식이라는 것은 제대로 된 한 가지 맛을 내는 것도 쉽지가 않다. 음식에도 철학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머니의 경우 뷔페를 무척 선호하지만 어떤 행사가 있지 않는 이상 일상에서 뷔페는 거의 가는 일이 없다. 지역마다 많이 생산되는 식재료를 가지고 만든 음식에 맛까지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바다와 접해 있는 도시 서산은 두 가지가 유명하다. 마늘과 생강이다. 마늘과 생각은 음식에 있어서 빠지면 안 될 식재료중 하나다. 이 두 가지 식재료의 특징은 아주 독특한 맛을 낸다는 점이다. 서산의 부석면에는 원조부석맹면(수복집)이 있는데 이곳은 말 그대로 냉면만 한다.
오랜 가옥의 형태를 그대로 활용하여 식당을 운영하는데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간다고 한다. 부석면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바로 간월암이다. 구석구석에 자리한 한 가지 맛을 지향하는 곳을 찾다 보니 이곳을 찾게 되었다.
냉면 한 그릇의 가격이 서울의 유명한 냉면집의 경우 15,000원은 가뿐히 넘어가는 인플레의 시대에 8,000원이라는 냉면 가격이 무척 착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이제 10,000원이라는 지폐는 한 끼 식사를 먹기에도 가볍기만 하다.
냉면을 주문하고 이곳에서 알려주는 서산 아라메길의 지도를 살펴본다. 위성지도로 만들어진 지도를 보니 지형지물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곳에서 가까운 산은 도비산이다.
생강 육수로 만들어내는 냉면이 나왔다. 그렇게 질기지 않은 면에 오이와 계란지단이 얹어져 있고 위에는 계란과 고기가 얹어져서 나온다. 우선 아무것도 넣지 않고 육수를 마셔본다. 독특하다. 생강으로 만든 육수라서 그런지 살짝 매운듯한 느낌에 여름의 향기가 느껴진다. 자주 먹어보면 이 맛이 계속 생각날 듯하다.
눈이 시원스레 느껴지는 맛이 냉면만허유집의 특징이랄까. 이 집의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리는 비주얼이다. 냉면의 육수를 얼마나 가득 담아주는지 그릇을 조금만 이동을 했는데도 찰랑찰랑 대면서 흐르기까지 하다.
이곳의 반찬은 딱 두 가지다.
국물을 마셔보았으니 겨자와 이곳에서 만든 특제소스를 뿌려서 먹기 시작한다. 빨간색의 소스는 좀 많이 넣어도 될 듯하다. 생강 육수에 다른 맛을 내는 특이한 맛이다.
내년에는 냉면도 서울에서는 20,000원 시대를 열지도 모른다. 그래도 한 가지 맛을 지향하는 곳은 계속 찾아다닐 생각이다.
면을 모두 먹고 나서 국물을 계속 마셔본다. 처음이라 그런지 냉면을 바닥을 보일 때까지 모두 마시지는 못했지만 다음번에는 꼭 다 마셔보리라는 다짐을 해본다. 요즘 생강을 먹어본 기억이 초밥을 먹을 때 빼고 없었던 것 같다. 생강의 학명 징기베리스는 산스크리트 향신료 이름인 'singabera'에서 나왔는데 전라북도·충청남도에서 총생산량의 91%를 생산하고 있다고 하는데 서산의 생강이 유명하다. 묘하면서 냉면과 닮아 있지 않은 그런 슴슴한 맛의 육수로 기억되는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