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길의 시간

예산에 자리한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

자신이 가진 신념을 지키기 위해 시간을 지키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사람이란 존재가 자신에게 유리 한대로 해석하고 편한 대로 자신을 납득시키면서 살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간은 오래전에도 현재와 미래에도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오늘 지나간 시간은 내일에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내일에 사용할 시간을 끌어당겨 흘려보낸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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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에 자리한 윤봉길 의사 기념관은 그의 생각과 시간을 접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다른 사람을 위해 사용했으며 그 시간의 중요성도 알고 있었던 사람이기도 하다. 그가 김구와 시계를 주고받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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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관은 파평, 본명은 우의, 아호는 매이며 몰락한 양반가에서 태어나 1918년 덕산공립보통고등학교에 입학했다가 식민지 노예 교육을 거부하고 자퇴한 매헌 윤봉길은 한글·역사·산술·과학·농사지식 등을 가르쳤으며, 자신의 체험과 지식을 총동원해 3편으로 된 농민독본을 저술했지만 행동했던 그는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 개최된 일본의 전승축하 기념식에서 물통 폭탄을 단상에 던져 일본의 군부와 관부 인사들을 사상시켰고 현장에서 체포된 후 사형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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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목적과 의지를 가지고 행동하지 않아도 지금도 세상은 변화시킬 것들도 많이 있다. 아쉬운 것은 그것이 자신의 일이 되어서야 비로소 움직인다는 것이다. 세상은 항상 바꿔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냥 자신의 몸과 생각이 편하다면 그냥 지나칠 뿐이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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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이 김구를 만나서 어떤 생각과 의견을 교류했을까. 그의 행동으로 인해 변화는 일어났다. 상하이 훙커우 공원 거사는 침체에 빠진 항일투쟁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주었는데 임시정부가 장제스(蔣介石) 국민당 정부의 후원 아래 항일 연합전선을 펼쳐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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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에 폭탄을 터트린 윤봉길에게는 공소제기가 되었는데 경성 지방검찰청에서 공소장을 만들었으며 상대 일본군 군법회의 예심에서 작성된 44면에 달하는 상세한 신문조서에는 그가 어떻게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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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의 시간은 이곳에 멈추어져 있다. 김구와 교환한 시계는 결국 멈추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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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삶의 연대기를 보면서 걷는 시간은 시간으로 만들어진 삶의 연대기이기도 하다. 시간적 관계를 결정하고 사건들을 일어난 순서대로 배열하는 데 쓰이는 방법이 연대기다. 적어도 자신만의 연대기는 행복과 신념의 길로 쓰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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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사형을 당했던 윤봉길은 일본 가나자와시 노다산 육군묘지에 인접한 공동묘지에 13년 간 매장되었는데 그 시신은 광복 이듬해인 1946년 3월 발굴되었다. 의사의 유해는 이봉창, 백정기 의사의 유애와 함께 공설운동장에서 추도식이 거행되었고 7월 7일 서울운동장에서 최초로 국민장이 거행되었고, 세 분의 유해는 효창공원에 안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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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생각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지식인들은 가장 먼저 관리해야 될 대상이다. 사람들은 책을 잘 읽지는 않아도 지식인들의 입과 글에 영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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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일제강점기에 그 방법은 유효하지가 않았다. 일제의 방해가 끝까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고향에서 문맹퇴치 운동 등 농민운동을 계속하던 윤봉길은 1929년 봄에 학예회를 열어 이솝우화인 '토기와 여우'를 공연했는데 공연은 헐벗고 굶주리는 일제 강점기 하의 농촌 실태와 잔혹한 일제의 통치를 풍자한 것이었다. 그 이후 일제는 본격적으로 그를 감시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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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과 물통이라고 하면 실생활용품이기 때문에 그냥 지나쳤을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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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의 시간은 이렇게 지나갔다. 그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알 수 있다. 세상 그 누구에게도 시간은 주어진다. 어떤 방식으로 보내게 될지 어떤 의미를 담을지에 대해 생각할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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