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도 안 한다면 그때는 늦었다.
지금은 침묵의 봄(Silent Spring)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고 있지만 필자가 이 책을 구입했을 때는 봄의 침묵이었다. 어떤 단어가 먼저 나오느냐에 따라 약간 느낌이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봄의 침묵이 조금 더 메시지가 명확해 보인다. 이 책을 구입한 것이 1995년이니 상당히 오래 전의 일이다. 서점에서 왜 이 책을 선택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군대 있을 때 쓴 다이어리의 도서 위시리스트에는 있었다.
전 세계에 살충제 남용의 위험을 널리 알린 이 책 '침묵의 봄'은 1962년 출판되었지만 한국에는 늦게 알려졌다. 지금도 봄의 침묵이라는 책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당시 언론의 비난과 이 책의 출판을 막으려는 화학업계의 거센 방해에도 카슨은 환경 문제에 대한 새로운 대중적 인식을 이끌어내며 정부의 정책 변화와 현대적인 환경운동을 촉발시켰다.
책이 가진 힘은 무엇일까. 환경이라는 단어가 지금은 익숙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남의 이야기나 어쩌다가 찾아오는 그런 변화처럼 인식되었다. 지금도 적지 않은 공장에서는 환경을 오염시키는 물질을 몰래 배출하다가 발각되기도 한다. 자신에게만 직접적인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면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사람의 이기심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어떻게 위협하는지 알 수 있다.
책에서 언급한 살충제나 가습기를 살균하는 살균제의 동작 방식은 거의 같다. 살충이 해충 같은 곤충을 대상으로 한다면 살균제의 경우는 세포단위로 공격을 하게 된다. 우리 인간들도 단위세포로 보면 생물에 불과할 뿐이다. 무언가를 강제적으로 죽인다는 것은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되고 연구에 의해 안전하다고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우리 삶은 실험실처럼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만들어진 화학식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 알지 못하면서 우리는 환경을 오염하는 일부 기업들의 행태를 볼 때가 있다.
책은 자연의 조화가 아름다운 어느 작은 마을에, 어느 날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이 뒤덮어, 마치 저주에 걸린 듯 점차로 생명을 잃어가다가 봄의 소리, 새들의 소리가 사라진 죽음의 공간으로 바뀌는 짤막한 우화로 시작한다. 사람들은 풍족하게 살기 위해 불필요한 파괴를 일삼고 있다. 그 불필요한 파괴는 죽음의 강을 만들기도 한다.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생각 외로 오염이 심한 강이나 바다를 볼 때가 있다. 미세 플라스틱의 역습은 이제 새롭지도 않은 사실이 되어가고 있다. 어업과 원양 어업을 통해 수많은 사람은 매우 중요한 천연자원을 공급받는 우리에게 현명한 선택은 무엇일까.
우리는 아무렇지 않고 숨 쉬고 밥 먹고 살아가지만 가장 작은 단위의 세포라는 화학공장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은 생명체가 지닌 경이 중 하나로 호흡과 산화 과정의 대부분은 미토콘드리아라는 세포 내 미세 기관에서 일어나게 된다. 산화 과정의 각 단계에서 만들어지는 에너지를 ATP(아데노신 삼인산)라고 하며 미생물에서부터 인간에 이르는 모든 유기체에서 발견되는 에너지의 보편적 형태다. ATP는 근육세포에 기계 에너지를, 신경세포에는 전자 에너지를 전달한다.
필자가 열렬한 환경론자는 아니지만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의 그 느낌은 지금도 희미하게 남아 있다. 아~ 몰랐던 환경의 문제가 심각할 수 있구나라는 것이었다.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문명사회에서 자연은 함께 공존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절실할 때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제 힘에 취해, 인류는 물론 이 세상을 파괴하는 실험으로 한 발씩 더 나아가고 있다” 이렇게 역설했던 열성적인 생태주의자이자 보호주의자인 카슨은 1964년 4월 14일, 56세에 암으로 사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