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선정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가야의 거리
일반적인 감각만 가지고 있다면 어느 곳을 가더라도 특유의 향기를 맡을 수가 있다. 향기는 어디에나 있지만 보통은 강렬한 향에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기억하지만 그건 오감이 모두 반응하는 것이기에 자신도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다. 아름다운 길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걷고 싶은 길일 수도 있고 가고 싶은 곳일 수도 있고 누군가와 인연이 되는 곳일 수도 있다. 전국에는 수많은 거리들이 있는데 모든 길을 가는 것은 어렵지만 하루하루 나 아가다 보면 색다른 거리의 향기를 맡게 되지 않을까.
김해 하면 먼저 생각나는 것은 가야다. 가야의 시작점이기도 하며 김해 김 씨의 시작이기에 가장 많은 사람들의 뿌리가 연결되는 곳이기도 하다. 가야의 거리는 2007년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포함이 되어 있으며 경상남도 언택트 힐링관광 18선에 선정되기도 한 곳이다.
최근에 이곳에 자리한 건물 중 봄 스테이가 있다. 봉황대길을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봄 스테이는 예술거리로 가는 중간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봄 스테이는 전시공간을 포함하여 주거공간으로 만들어진 건물로 김해 건축대상제 대상, 경남 건축대상제 은상을 받은 건물이기도 하다. 김해 봄 스테이 갤러리는 원래 건설 사업장으로 쓰려던 공간이었다고 한다. 봄 스테이에서는 월 1회 목표 신진작가 작품 전시 위주로 음악·미술 콜라보 ‘사이(間)’ 등 15회 전시했으며 매주 독서모임으로 전시와 매칭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인생의 가치는 어디에 둘 수 있을까.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과 정말 맛있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지 않을까. 거기에 글이라는 것이 더해지면 인생은 풍요로워진다. 쉼표라는 것은 아름다움으로 인해 마음에 자리 잡을 수 있다.
사소한 통화, 사소한 발견, 사소한 이야기, 사소한 가치 등이 모두 하나로 묶이면 무언가를 발견했다는 유레카를 외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문화의 향기가 스며든 이곳은 걷기에 좋은 곳이며 김해만의 색을 가지고 있는 공간이다.
한옥에서 머물면서 예술이 길이 되는 시간을 꿈꾸어본다. 오늘날 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근거 없는 자만심이 아니라 자기 분석과 자기비판을 거친 정신적 성숙의 과정이다.
김해에 자리한 금관가야는 김해지역의 9간(九干)이 구지봉(龜旨峰)에서 하늘에서 내려온 6개의 알을 수습하여 집에 가져오니 모두 사람이 되었다로 시작한다.
어떤 길을 걷는지는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지만 그 속에서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발견하면 그것만으로 좋지 않을까. 그 여름은 더웠지만 찬란한 기억을 남길 수 있다면 좋다.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조형물 사이로 이리저리 굽어 도는 골목길, 아, 괜찮다! 는 말이 절로 조용하게 입 밖으로 나오며 쾌적하고, 멀리까지 생각이 훤히 가늠되어 시선도 편한 곳이 아름다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