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의 국고개에 예술이 흘러가갑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시간은 흘러가고 무언가를 해도 시간은 흘러간다. 그렇게 흘러가듯이 모든 것이 흘러가지만 그 흔적은 남는다. 사람에게 흘러간 시간 뒤로 아름다운 것이 남는다면 그 사람은 향기롭게 기억이 될 것이다. 공주의 국고개에 가면 이 지역에 흘러갔던 설화를 참여작가들이 자신만의 생각으로 새롭게 재해석해서 가능성을 시각화시켰다. 국고개 주변 생활환경의 미화 작업을 통해 시각적으로 개선한 것을 볼 수 있다.
국고개에 자리한 충남역사박물관은 7월부터 충남역사박물관 조경 및 전시 환경개선 사업으로 인해 전시실이 현재 휴관하고 있는 상태다. 박물관이 오래되긴 오래되어서 개선이 필요한 공간이긴 했다.
국고개뿐만이 아니라 공주의 구석구석에 자리한 공주 문화재에서 만나는 대한민국 근대 체험으로 ICT증강현실로 만나는 근대 여행은 지난달부터 10월까지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참여해볼 수 있다.
흘러가듯이 지나가는 국고개에 남겨진 메시지는 효심이다. 보편적으로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배려와 사람들 사이에 두루 나눌 수 있는 사랑에 대한 해석 방식으로 도출될 수 있다. 정말 그 사람이 소중하다면 미리 배려할 때 그것의 가치를 알 수 있다.
버드나무길 교차로를 거쳐서 공주 중동성당과 국고개 허브센터와 공주 예술인회관까지 어머니께 드리는 선물, 사모곡, 이복 이야기, 국고개 희망, 국고개 호랑이가족 이야기, 너도 이쁘다, 꽃이 된 국그릇, 이복이 이야기, 국고개 낭만 스케치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국고개에는 희망이 있다. 점점 각박해져 가는 세상에서 물가도 심상치 않고 돈의 가치가 더 커지고 있다. 2023년은 올해보다 경제적으로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세상의 모습을 새의 날개 짓으로 새로운 활력과 희망을 나누고자 하는 것처럼 배려가 필요한 때다.
나이가 들수록 화려한 것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이 작품처럼 어머니께 드리는 선물은 어머니를 향한 효심의 상징으로 선물이라는 이미지를 문자도와 복의 상징 이미지 봉황과 모란꽃으로 표현하였다고 한다.
나비가 꽃을 찾아 날아다니는 자유로운 모습이 벽화로 그려져 있다. 로베르트 슈만의 독주곡 중 나미가 있는데 슈만은 장 파울 리히터의 미완성 소설 개구쟁이 시절(Flegeljahre)의 마지막 장인 ‘애벌레의 춤’에서 이 작품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애벌레와 나비라는 소재는 초월을 갈망했던 당시 독일 낭만주의자들의 관념에 부합하는 것이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머릿속에 나비는 그런 흐름을 그리고 있다.
국고개의 고개를 넘어서 아래로 내려가면 공주시내가 나온다. 공주의 국고개는 마치 슈만의 나비처럼 아치형으로 오르내리는 이 선율은 우아한 무도회의 춤과 함께 나비의 비상과 함께 흘러가는 것처럼 보인다.
날이 참 좋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이곳을 찾아서 공주의 중동성당의 모습을 아래에서 바라본다. 그러고 보니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서 날아가는 모습은 마치 흘러가듯이 나는 것만 같아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