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Jul 17. 2022

삼은(三隱) 정몽주

정몽주를 모신 하동의 옥산서원

정치란 무엇인가. 올바르다는 것은 무엇인가. 바른길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이 살다 보면 온갖 기억과 경험이 켜켜이 쌓이면서 자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스스로를 만들어간다. 분명히 안다고 생각하는 존재는 보통 젊었을 때의 모습이다. 그 뒤로 덧칠이 된 자신은 본질을 알기가 힘들기에 옛날의 자신 모습만 강조한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들수록 과거에 집착하고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그리고 대화의 중간중간마다 나 때는~으로 시작한다. 

자신이 살아온 세계에 갇히거나 만나는 사람이 국한될수록 확증편향에 빠지기가 쉽다. 자신 생각에 다른 점은 꼬집어서 말하는 누군가가 불편해진다면 결국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있으려고 한다.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이나 생각을 다들 맞다고 하는 그룹에서 어떻게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의 전환을 하려면 방법은 별로 없다. 계속 노력하고 배우고 익히는 수밖에 없다. 새로운 것을 읽고 접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생각에 머물면 조금씩 왜곡된다. 아무리 좋은 지식이나 사고라고 하더라도 지 맘대로 해석한다는 의미다. 

하동의 옥산서원이라는 곳은 삼은중 한 사람이었던 포은 정몽주를 모신 서원이다.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47호 지정된 옥산서원은 조선 숙종 41년 (1715)에 영일 정 씨 후손들이 시조인 정습명과 정몽주를 비롯한 6명의 선조를 모시기 위해 이곳에 세덕사를 지었다고 한다. 그 후 순조 30년 (1830)에 서원으로 바꾸면서 정몽주의 위패만을 올려서 봄가을에 제사를 했다고 한다. 고종 5년(1868)에 서원 철폐령이 내려져 헐었다가, 1965년에 다시 지은 것이 오늘날의 옥산서원이다.  

옥으로 된 산이라는 의미의 서원이 좋다. 필자는 평소 가지고 있었던 생각이 틀리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하면서 옛사람들의 흔적을 찾아다니고 그들의 생각을 읽어보려고 한다. 지금 생존하지 않거나 생존하고 있거나 다를 것은 없다. 어차피 모든 사람은 만날 수도 없고 그들의 생각을 깊숙하게 이해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차라리 기록과 포은집과 같이 글이 남아 있는 옛사람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주변에 있는 사람 중에 자신의 생각을 잘 갈마 무리해서 글로 남기는 사람을 몇 사람이나 볼 수 있을까. 

우측으로 가면 작은 협문이 있는데 그 문으로 들어오면 정면 5칸, 측면 2칸의 강당과 강당 앞의 좌측에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동재가 있고 우측에는 장판각이 있다. 장판각에는 정몽주의 문집을 목판에 새긴 판각 500여 판과 포은집을 목판으로 인쇄한 판본이 보관되어 있다. 다시 내삼문을 통해 들어가면 정몽주의 위패를 모신 문충사와 영정을 보관하는 영당이 나란히 있다. 

포은 정몽주로 대표되기도 하는 선비가 지향하는 가장 소중한 가치는 눈앞에 펼쳐지는 이익을 기피하고 인간이 갖고 있는 윤리를 기반으로 한 신의(信義)라 할 수 있다. 정몽주는 오부학당과 향교를 세워 유학을 진흥하고 성리학의 기초를 세웠으며, 동방이학(東方理學)의 시조로까지 추대되었다.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매번 인정하면서 다시 뒤를 돌아보는 일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정몽주 선생은 고려 충숙왕 때 뛰어난 외교가이며 우리나라 성리학의 시조로 평가받은 고려 말 충신이며 정치가였다. 옛사람의 흔적은 지금 바로 옆에 있는 누군가보다 훨씬 더 명확하다. 아무리 가까이 있는 사람이라도 하더라도 오히려 불명확하고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모를 때가 있다. 그것은 자신도 스스로를 모르기 때문이다. 

포은 정몽주는 정권의 교체시기의 혼란한 세상을 선비정신으로 세우려고 했었다. 목은 이색선생과 포은 정몽주 선생 그리고 야은 길재선생이 있었는데 이들을 고려삼은(高麗三隱)이라 불리는데 1367년 성균박사에 임명돼 당시 고려삼은 중의 한 사람인 이색으로부터 우리나라 성리학의 시조로 평가받고 있으며 군자는 의리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는 공자의 말처럼 의리를 지키려고 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읽고 찾고 생각하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