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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18. 2022

머니 엔트로피

금, 화폐, 삶의 가치를 결정짓는 것들

언론에는 육하원칙이 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가를 강조한다. 이 육하원칙에서 누가가 빠진다던가 잘못 선택하면 어떻게 될까.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도 육하원칙이 있다. 돈이라는 것이 확산될 때는 그런 원칙이 지켜지면 돈의 방향성이 생긴다. 그런 걸 생각하면서 쓰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돈에 대한 개념이 생기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삶의 가치를 결정짓는 것이 자신이 아니라 누군가가 된다. 


금을 비롯하여 화폐는 확산성을 가지고 나가기도 하고 수축기에는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달러의 강세로 인해 힘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지만 여전히 금은 헷지수단으로 여전히 그 명성을 누리고 있다. 물론 앞으로도 다시금본위제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 금본위제가 기반이 되기에는 세계경제의 규모가 너무 크다. 


삶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들은 참 많지만 많은 사람들이 한 가지로 규정짓기도 한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가를 생각하면서 살면 머니라는 엔트로피가 무질서한 방향이 아니라 일정한 방향을 가지고 흘러가게 된다. 인플레가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고 있지만 돈이 조금씩 돈값을 하기 시작하고 있다. 실제 돈의 가치는 떨어지는데 오히려 돈의 가치는 더 중요해지고 있는 아이러니가 생겨나고 있다. 돈은 가벼워졌는데 흔해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에 구매한 금 다섯 돈이다. 작지만 항상 금은 묵직하게 느껴진다. 고유가 시대가 다시 시작되고 있는 이때에 세계 각국은 한자리 후반 혹은 두 자릿수의 인플레이션을 맞게 되었다. 더 딱한 쪽은 달러도 부족해서 아무런 방비도 없는 개발도상국들이다. 석유 가격이 폭등함으로써 석유를 주요 에너지로 사용하는 경제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작년에 지인에게 탄소를 줄이는 이 추세가 결국 기름을 뽑아내기 위한 투자의 축소로 이어지고 아직 석유경제에서 벗어나지 못한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오래전에 사채꾼 우시지마라는 일본 만화책을 본 기억이 난다. 오래전에 읽은 책이었는데 일본의 미래가 생각보다 암울하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 책 속에 나오는 캐릭터가 결국 한국에서도 상당수로 채워질 것이라는 것이었다. 지금의 60대는 부모를 봉양하면서 자녀를 부양한 마지막 세대라고 볼 수 있다. 가끔 60대를 만나 대화를 나눌 때가 있는데 자녀에게 기대하는 비율이 상당히 적었다. 자신이 자신을 책임져야 하며 부모를 봉양하면서 자신이 버틸 여력은 대부분 소진했다. 일본은 이미 21세기 초반에 이런 사회를 경험하며 삶의 가치를 결정하는 선택을 자신이 하지 못하는 청년세대, 노인세대가 등장하며 사회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다. 


머니 엔트로피로 인해 다양한 파급효과가 사회에 퍼져나가게 될 것이다. 사채꾼 우시지마에서는 그 암울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주 덤덤하고 때론 잔인하게 그려내고 있다. 돈에는 감정이 없다. 만약 삶의 육하원칙에서 누가가 본인이 아닌 돈이 되면 모든 것이 암울해지는 미래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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