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에 자리한 해마루공원
산업화 이후에 도시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며 먹거리를 만드는 생태계의 중심으로 구심점 역할을 하며 성장하였다. 서울이라는 거대 메트로폴리탄 도시도 있지만 지역마다 거점이 되는 도시들도 있다. 지역마다 광역시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중소도시도 역할을 하면서 성장을 해왔다. 산업의 성장과 후퇴를 통해 도시는 흥망성쇠를 거듭해왔다. 구미가 현재와 같은 공업도시로 발전하게 된 것은 1969년 경상북도가 지방공업 개발 장려 지구로 지정, 섬유단지인 1단지와 전자공업단지인 2단지를 조성하면서부터 였다.
반도체·휴대전화·LCD·디스플레이 등이 주요 생산품인 구미시 옥계동에 위치한 구미의 대표적인 공원인 해마루공원은 상당히 면적이 큰 공원이다. 해마루라는 명칭은 해와 정상을 뜻하는 마루를 합성한 순우리말로, 구미가 '세계 최고의 전자산업을 꿈꾸는 곳'이란 의미 담겨 있다고 한다.
구미시의 해마루공원은 분수, 전망대, 야외공연장, 거북 광장, 산책로, 운동시설지 등 다양한 휴게. 운동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은 단언컨대 디지털 쌀이라는 반도체와 배터리, 조선업일 것이다. 10년이 지나면 다시 산업의 지도는 바뀌겠지만 당분간은 주력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마루공원을 천천히 걸어서 돌아보다 보면 구미를 내려다보이는 위치까지 올라가게 된다. 구미라는 명칭은 조선시대에 이곳의 이름이 선산 도호부의 상구미면과 하구미면 이었던 데서 유래하였다.
시를 둘러싸고 있는 분지형의 지형을 이루고 있는 구미시는 형제봉에서 발원한 단계천(丹溪川)은 선산읍을 관통하여 낙동강에 합류하는 감천에 유입되며, 해평면 도문리 냉일재에서 발원하여 남서쪽으로 흐르는 습문천(習文川)은 해평리에서 낙동강에 합류한다.
해마루공원에 오면 구미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도시의 구조를 지도로 정리해둔 것을 볼 수 있다.
2006년 1월 착공돼 2008년에 완공된 해마루공원은 구미 4 공단 중심부인 구미전자산업진흥원 인근에 33만㎡ 규모로 동서방향으로 길쭉하게 조성되었다.
해마루공원을 거닐면서 삶의 기준에 대해 생각해본다. 한국에서 중산층이라는 기준은 주로 가진 것과 재산을 두고 평하지만 미국이나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의 중산층 기준은 한국과 다르다. 본업 외에 다른 취미가 있는지, 외국어, 스포츠 활동, 삶을 바라보는 균형적인 관점 등을 가졌는지가 중산층의 기준이다.
구미시 하면 산업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있다. 앞으로 도시에서의 삶은 균형을 어떻게 찾아가느냐에 있을 듯하다.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생태계로서의 도시가 선순환하고 녹색을 보는 산책과 취미가 삶을 균형적으로 채우는 그런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녹음이 짙은 이 계절에 해마루공원을 산책하면서 주희가 쓴 근사록을 생각해본다. 근사란 가까운 데서 생각한다는 뜻인데 내포된 의미는 나의 몸 가까운 데서 출발해 깊은 이치에까지 미친다라는 의미다. 공부라던가 새로운 것을 볼 수 있는 것은 관심과 흥미에서 시작이 된다. 구미시의 해마루공원은 걸으면서 사색하고 돌아보기에 좋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