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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25. 2022

열린 생각이란

장성의 신흥 쉼터와 급수탑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가능성이 있을까. 사람은 한정적인 공간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지만 가능성은 한정되지는 않는다. 가능성이 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것이 삶이다. 좁은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우물 안의 개구리라는 말이 생각나는 장성군의 한 쉼터를 찾아가서 잠시 급수탑 안에 머물러 보았다.  

이곳은 기차가 지나갈 것 같지 않은 길목이었지만 과거에는 기차가 지나가던 길이었다. 일제강점기에 건설되어 호남선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급수탑이 이곳에 남아 있어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볼 수 있다. 

기찻길이 있는 이곳은 증기기관차가 운영될 때 사용되던 공간이었다. 디젤기관차가 도입되면서 증기기관차는 1967년경 운행이 종료되면서 북일면 신흥리의 급수탑 역시 방치되었다. 높이 9m, 하부 직경 4m에 상부로 갈수록 면적이 감소되는 체감률과 정교한 화강석 축조 기술, 상, 하인방을 갖춘 사각형 개구 부등을 갖추어두었다.  

철도 기술(rail technology)이 탄생된 시기는 19세기 초로  영국의 발명가 리처드 트레비식(Richard Trevithick)은 1804년에 증기로 운행이 가능한 최초의 기관차를 선보였다.  1916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인 시베리아 횡단 철도(Trans-Siberian Railroad)가 완공되었고, 그 길이가 무려 9,334 킬로미터에 달한 것이 오늘날에도 유지되고 있다. 

한눈에도 완성도가 높아 보이는 건축물이다. 마치 첨성대를 연상하게 하는데 장성의 근대화 산업유산의 문화적 가치 보존과 지역 주민들의 추억의 장소로 만들어두었다. 

기차 같은 형태는 지금도 꾸준히 진화를 하고 있다. 아마존의 무인택시 죽스의 로봇택시는 운전석과 조수석 공간 없이 승객들이 최대 4명까지 탑승해 서로 마주 보고 앉는 기차 객실 스타일(carriage-style)로 이뤄져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차량 구조는 작은 지하철 객실과 비슷하며, 엔진과 핸들 등 주행 제어 장치가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실내 공간이 넓다. 이제 택시로 먹고 사는 것도 점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급수탑의 옆에는 물을 채우기 위해 사용했을 공간도 남아 있다. 

급수탑은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좁은 곳에서 좁은 시각으로 보면 많은 것이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것만큼만 생각할 수 있고 운신의 폭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 급수탑은 일제강점기에 만든 근대문화유산이지만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열린 생각이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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