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왕후 생가에서 만난 한복
한국의 가장 큰 명절은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설날과 한 해의 추수를 감사하며 보내는 한가위라고도 불리는 추석이다. 전 세계 적지 않은 국가에서는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고 기념하는 날이 있다. 추수감사절의 경우 신의 은총을 감사하지만 한국은 1년 농사의 고마움을 조상에게 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인 가구의 비율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최근 변화로 볼 때 추석의 의미도 과거와 다르다. 온 가족이 모두 모여 추석날 아침에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가는 풍습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최근에는 제사를 지내지 않고 가족이 여행을 가는 것으로 대신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명절이라는 의미가 점점 변하면서 최근에는 대형마트나 백화점도 한복을 입고 마케팅을 하던 기존의 패턴을 벗어나 최대한 명절 색을 내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한복을 입은 사람들을 보는 것이 예전만큼 흔하지 않게 되어 버렸다.
여주에는 관광 1번지 중 하나로 명성왕후가 살았던 감고당과 생가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점점 사라져 가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와 전통놀이를 해볼 수 있도록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스마트폰 등으로 하는 MMORPG 같은 게임은 대부분 혼자 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지만 전통 놀이는 함께 하는 놀이가 많고 계절이나 절기와 관련된 놀이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놀이는 굴렁쇠 굴리기 놀이이다. 굴렁쇠 굴리기는 쇠붙이나 대나무를 이용해 둥글게 만 것을 채를 이용해 굴리는 놀이로 중도에 쓰려지지 않고 오래 굴리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이다. 아빠, 엄마, 아들, 딸과 함께 굴리는 가족들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어보기도 하고 생각만큼 잘 굴러가지 않아 중간에 쓰러지기도 하지만 함께 하니 모두들 즐거워 보였다.
명성황후 생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체험 프로그램은 바로 한복 입어보기이다. 이곳의 한복은 모두 여주시민들에게 기증받은 것으로 여주시민뿐만이 아니라 이곳을 찾는 누구라도 무료로 입어보고 사진을 찍어볼 수 있다. 한복 입는 방법조차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요즘 체험 프로그램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분들을 통해 우리 민족 고유의 의복인 한복을 접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어 보였다.
명성황후 생가 안에는 잘 지어진 감고당도 입구 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고종의 왕후인 명성황후의 생가이기도 하면서 숙종비 인현왕후가 잠시 머무르기도 했던 감고당은 숙종의 친정을 배려하기 위해 지은 건물이기도 하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당시 파손되었던 감고당은 1995에 안채와 행랑채, 사랑채, 초당이 모두 복원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여주에서 거주하고 있는 김하나 씨는 시간이 있을 때 이곳 명성황후 생가를 찾는다고 한다. 특히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에는 이 곳을 찾아와 한복을 입어보는 것이 또 다른 즐거움이라며 말했다. 한복의 매력이 무엇이냐고 묻자 선과 색이 너무 아름다운 것이라며 답했다. 한복의 치마는 가슴 부위부터 그 아랫부분을 가리어 입는 여자의 겉옷으로 주름을 잡아 입는다.
여자가 입는 한복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저고리의 고름을 매는 것이다. 짧은 고름을 긴 고름의 위로 잡아서 짧은 고름을 긴 고름 밑으로 넣어 위로 잡으면서 고리를 짓고 밑으로 늘어져 있는 긴 고름을 집어서 고리 안쪽으로 밀어 넣어준다면 고름을 잡아서 보는 것과 같이 적당한 크기의 고름을 만들면 된다.
한복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바로 은근함이다. 어깨로 흘러내리는 듯한 저고리의 깃과 단아해 보이는 치마의 선의 조화가 고상하고 우아해 보인다. 한국인의 체형이 변화하여 서양의 드레스도 잘 어울리는 사람들도 많지만 무엇보다도 한국인의 체형이 잘 맞춰주면서 품위 있으면서 신체미를 잘 드러내 주는 것은 한복인 듯하다.
여주 중심가에서 명성황후 생가는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그런지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나와 추석 마지막 연휴를 보내고 있었다. 최근 손예진이 주연한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가 개봉하면서 명성황후도 다시 한번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명성황후는 이곳에서 8살까지만 살았는데 그녀가 태어난 가문은 고려시대에도 명문가로 손꼽혔던 가문으로 조선시대에서만 여러 명의 왕후를 배출하기도 했다.
명성황후 기념관에서는 2016년 9월 ~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명성황후 이야기와 Jazz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문화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명성왕후 기념관에는 그녀가 탐독하였던 수많은 서적 중 일부가 전시되어 있고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사진도 있다. 조선을 마지막으로 흔들리는 봉건 체계나 서양 열강의 침탈 등의 격변기에 조선을 이끌어갔었던 고종과 명성황후를 더 가까이 접해볼 수 있는 곳이다.
기념관의 끝부분에는 명성황후를 시해했다는 살상용 칼이 복제되어 있다. 실제 시해도는 1908년에 일본 쿠시다 신사에 맡겨져 현재까지 신사의 금고 속에 보관이 되어 있다. 명성황후를 시해하였던 토우 카츠아키는 '민비를 베었을 때의 얼굴이 잊히지 않는다. 두 번 다시 세상에 나와서는 안된다.'며 시해도를 금고 속에 보관하였다고 한다. 실제 시해도는 길이 1m 20cm로 성인 남자가 한 손으로 휘두르기에 힘겨울 정도로 무겁고 날이 시퍼렇다고 한다.
- 명성황후 생가 관람안내 -
주소: 경기도 여주시 명성로 71
개관시간: 하절기(3~10월) 09:00~18:00 / 동절기(11~2월) 09:00~17:00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관람요금: 어른 1,000원, 중고생 700원, 초등학생 500원, 6세 이하·65세 이상 무료
문의: 031-880-4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