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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06. 2022

소원에 대해

원더우먼 1984, 노력 없는 행운에는 항상 대가가 있다. 

어릴 때 생각했던 모두가 평범하지만 노력을 한다면 가질 수 있었던 것들의 범위가 생각보다 더 좁아졌다. 지금 한국사회는 기회조차 빈익빈 부익부가 되어버렸다. 공정과 상식은 가진 것에 따라 달라진다. 누구에게는 곤정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공정이 아니며 누구에게는 상식적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상식적이지 않다. 나이를 먹고 성인이 된 사람들 중 자신의 의견이 먹혀들지 않을 때 흔하게 하는 말이 '상식적으로 말이야~"라는 말이다. 그 상식을 이야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생각하고 보았으며 통찰적으로 보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자신 말이 옳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당신의 행동이나 말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서울에 미팅과 인터뷰가 있어서 갔다 올 일이 있었다. 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한 바퀴 돌아보았는데 긴 줄이 늘어서 있는 것을 보고 궁금해서 앞쪽으로 걸어가 보았다. 그곳에는 로또를 판매하는 판매점이 있었다. 시간을 들여서 1등 당첨자가 나왔다는 그곳에서 로또를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로또를 사는데 당첨확률이 높은 것은 확률적으로 당연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은 적은 노력으로 편하게 살기 위한 꿈을 꾼다. 그리고 소원을 빈다. 그 소원은 과연 정당하고 바람직한 것일까. 

원더우먼 1984는 사람이 가진 약한 고리인 소원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영화 속 악역 맥스 로드는 끊임없이 `다 가질 수 있다`고 약속하지만 사실은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은 바로 자신이었다. 사기를 치는 사람들 모두 상대방에게 평생을 쉽게 살아갈 수 있는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것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은 바로 본인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대방이 원하고 그리기 위해 온갖 감언이설을 하는 것이다. 돈을 쉽게 벌기 위해서는 매우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 어려운 과정을 건너뛰고 쉽게 돈을 버는 것만을 생각한다. 과정이 생략되었는데 결과가 나올 리가 없다. 


자신이 아무런 행동이나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이루어질 소원은 어떤 방식으로든 대가를 치른다. 맥스 로드는 자신을 파괴하는 그 힘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소원을 이루어주고 자신의 소원을 빈다. 자신은 Give & Take로 벗어나지만 그 결과 세상을 파괴하기 시작한다. 자기 삶에서 채워지지 않는 부족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부족한 채로 남겨두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다른 것을 채우기 위해 태어난 존재이기 때문이다.  

주변 세상에 관여하면서도 그 속에 들어가지는 않는 원더우먼은 인류에 대한 신뢰를 끝까지 잃지 않으며 변함없이 정의를 추구하는 선한 캐릭터다. 더 이상 배우기를 멈추고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생각조차 안 하는 사람들의 말을 보면 대화에 자신의 생각이 없다. 다른 사람의 말, 다른 사람의 성공, 다른 사람의 돈, 다른 사람의 거짓을 말하고 통하지 않으면 상식이나 자신의 경험만을 나열한다. 원더우먼이라는 캐릭터가 좋은 이유는 발전하고 성숙할 미래를 보여준다는 것 때문이다. 

어떻게 더 나은 자신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또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가장 큰 힘이다. 인간이 사는 세상은 계속 혼잡하고 누군가는 실패하고 누군가는 성공의 탈을 쓰고 자멸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행복은 상대적이지 않지만 모두가 상대적으로 평가한다. 다른 사람이 가진 것에 비해 더 많은 것을 가졌을 때 비로소 행복을 느낀다면 그 행복은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다. 단 한 명의 진실된 미래를 볼 수 있는 누군가가 있는 그 너머의 신뢰가 소원이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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