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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10. 2022

너의 길, 나의 길

올여름에 만난 바다의 삶과 풍경의 책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도 스마트폰으로 글을 읽는다면 누군가가 심어둔 작은 나무 한그루와 만나는 것이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종이책을 많이 접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종이를 만지면 그 종이는 아주 작은 나무 한그루에서 시작되었음을 생각할 때가 있다. 이 책을 만든 그 나무는 어떤 나무였을까. 바닷가에 있었을까. 산에 있었을까. 한국에 있었을 수도 있고 외국에서 온 것일 수도 있다. 우리는 모두 작은 나무를 생각하며 길을 걸을 뿐이다. 

경남여행공장의 통영 편에는 책방 코스도 포함이 되어 있다. 작은 책방이지만 옛날에 사용했던 건물을 재활용하여서 책방과 체험의 공간으로 만들어두었다. 이 거리는 익숙한 곳이다. 마치 통영에서 오래 살았던 사람처럼 말이다.  

이곳에 들어오자마자 눈에 띈 것은 호아킨 소로야가 그린 바다의 삶과 풍경이 있는 책이다. 바닷, 바닷가에서라는 책은 통영과 어울리는 색감이 좋다. 우선 저 책을 생각해두고 공간을 둘러본다. 

통영에 대한 이야기와 삶, 예술 기행을 해보기 위해 시도해볼 수도 있다. 시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선택은 개개인의 몫이니 말이다.  

글을 쓴다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방이 있다. 그렇지만 방은 그렇게 국한되지 않는다. 점점 많은 것을 담아두기 위한 가상의 공간이 머릿속에 있다. 그 방은 때론 책이 잘 정리되어 있기도 하지만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는 아무렇게나 책이 어질러져 있기도 한다.  

통영의 곳곳을 그린 그림이 걸려 있다. 디테일이 살아 있는 그림들이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조각그림을 가지고 있을까. 보통 퍼즐처럼 정해진 위치에 놓아야 그림이 만들어지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정해진 것이 없이 시간이 지나고 사람을 만나면서 상황에 따란 다른 퍼즐 조각을 조금씩 채워간다.  

예술가들이 사랑했던 통영이라는 도시 퍼즐의 한 조각은 이곳에서 하나를 주어보았다. 

저런 의자에 앉아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작은 아이였을 때가 있었는데란 생각이 든다. 사람에게 맞는 의자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이곳은 출판사 남해의 봄날이 운영하는 봄날의 책방으로 방마다 작가의 방, 그림책방, 바다 책방, 책 읽는 ㄴ부엌, 장인의 다락방이 만들어져 있다.  

공간을 모두 돌아보았으니 아까 보았던 책을 한 권 집어보았다. 그림 속의 그녀는 '바닷가 산책'이라는 작품에서 뒤에 서 있는 어머니와 큰 딸 마리아라고 한다. 그림 속 열아홉 살의 마리아는 화가로 성장하는 중이었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재능이 있는 좋은 부모를 만나는 것은 많은 가능성이 이미 운명처럼 쥐어진 것과 비슷하다. 그림 속의 여성이 어떻게 성장해서 어떤 길을 걸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이때는 밝아 보인다.  

너의 길과 바다의 길을 보기 위해 책을 읽었고 그 책은 또 하나의 글로 이어졌다. 누군가가 심어둔 나무 한 그루로 인해 사람은 조금은 다른 결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 당신의 길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성장하는 나무처럼 생각이 커가면 좋지 않을까. 


#가봄#한국관광공사경남지사#경남여행  2022.08.08

"본 콘텐츠는 한국관광공사 경남지사 가봄 기자단 활동으로,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 취재/제작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본 취재는 경남여행공장 통영편을 직접 체험 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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