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름

선명하게 드러난 여름 색채의 삽교호관광지

생명들의 충만한 화사함이 모든 것을 채울 것 같은 여름은 뜨겁지만 온도만큼이나 밀도가 높은 계절이다. 때론 하늘이 무너질 것처럼 내리는 비로 인해 여름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그냥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끔 해준다. 우리의 삶은 소소하지만 그렇게 여름밤에 빛을 비추어주는 반딧불이처럼 아름답게 공간을 채워주고 있었다. 

이곳은 당진의 삽교호관광지다. 올해 여름의 마지막 연휴를 즐기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이곳저곳을 오가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오늘의 마지막을 밝히며 넘어가는 태양, 그늘 곳곳에 숨어 있는 여름은 때론 아름다운 세계가 된다.  여름의 짙은 바다와 시원한 색감을 담는 마음으로 이 글을 그려보고 싶었다. 

엄청나게 내리던 비가 그치고 나니 노을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 노을이 배수문과 바다와 저 너머를 뚜렷하게 분리하듯이 색채를 뿌리고 있었다. 이런 걸 보려고 이곳에 왔던 것인가. 

보고만 있어도 탄성이 절로 나오게 만든다. 어떻게 바다가 이렇게 이쁘지라는 말이 나오는 시간이다. 그렇다고 해서 바다에 빠지고 싶다는 의미는 아니다. 갈아입을 옷을 가지고 오지도 않았다. 아니 옷을 갈아입을 곳도 없다.  

당진의 삽교호관광지에 자리한 전함은 예전에는 드 넓은 바다를 누비며 다녔다. 모든 것은 때가 있다고 했던가. 항공모함이 등장하면서 우위를 잃었지만 전함은 1895년 프랑스의 스타니슬라 앙리 로랑 뒤퓌 드 롬이 설계한 글루아르호에서 시작되었다. 

요즘에는 어떤 먹거리가 나오고 있나를 살펴본다. 이곳에 여름의 휴가를 온 사람들이 포장마차의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주로 조개를 구워먹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제 올해 여름도 지나가고 있음을 아쉬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여름이지만 해산물들은 벌써 가을을 준비하고 있었다. 가을 대하와 전어가 삽교호 관광지 이곳저곳에 채워져 있었다. 올해의 대하는 어떤 맛일지 살짝 궁금해지는 시간이다.  

바다의 시간 속에서 필자는 오직 시원한 여름을 좋아하기는 한다. 그리고 그 여름은 이렇게 가득 채우지 못한 초승달과 해를 구하려는 나의 마음과, 모기로부터 구하지 못한 나의 몸, 누군가의 여름과 만나기를 소망하고 있다. 나의 여름과 당신의 여름이 만난다면 어떨까? 

더운 것을 보니 여름인 것은 분명하다. 비도 많이 내리고 있지만 바다는 변함이 없다. 좁디좁은 공간의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연이 내리는 물이라는 힘을 차마 이겨내지 못한다. 당진 9경 중 하나인 삽교호는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정도 소요되며 한진포구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는데 무더운 여름이 조금씩 멀어지고 있는 요즘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가족과 함께 산책하기에 좋다. 

 

나의 여름은 이렇게 가득한 느낌이었지만 당신의 여름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