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블루
코발트빛 블루의 색이 펼쳐지는 그곳은 너무나 아름다운 도시였다. 바다와 맞닿아 있는 절벽에 대비되는 총천연색의 집들이 옹기종기 붙어 있는 그곳에는 저택이라고 불릴만한 집이 하나 있었다. 코발트빛 지중해를 보면서 트래킹을 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찾아가는 곳이기도 했다. 그곳은 이탈리아의 친퀘테레라는 곳으로 이탈리아 북서부 라 스페치역에 위치한 5개의 마을을 총칭하는 곳이었다.
항상 30여분 정도를 일찍 와서 다이빙장을 점검하는 것이 지희의 일상이었다. 다이빙장을 살펴보고 지희는 의자에 앉아서 스마트폰으로 이탈리아 친퀘테레 지역의 곳곳을 보고 있었다. 특히 깎아지르는 듯한 절벽에 설치되어 있던 다이빙 플랫폼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머릿속으로 이미지 트레이닝하듯이 그곳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상상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회원들이 한 명씩 도착하기 시작했다. 강습시간이 되자 각자의 방식으로 몸을 풀고 있던 회원들에게 지희는 말을 했다.
"잠시만요. 강습에 들어가기 전에 할 말이 있어요."
준비운동을 준비하던 회원들의 시선을 그녀에게로 향했다.
"오래된 회원분도 계시고 이번 달에 등록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알다시피 다이빙도 아마추어 대회가 있어요. 그런데 내년에 새롭게 만들어지는 대회가 있는데요. 그걸 알려주려고요."
한 번 참가해본 적이 있는 지영이 물었다.
"어떤 대회인데요?"
"우리나라에서 하는 대회는 아니고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대회예요."
"이탈리아에서 왜 열려요?"
"유럽의 방송사 재벌이기도 한 안토니오 지오바니라는 사람이 만든 대회라고 합니다. 그에게 많은 여자가 있었지만 자식은 한 명뿐이 없었다고 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아들은 하반신을 못쓰는 장애를 안고 태어났어요. 그 아들이 올해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그 아들이 가장 좋아했던 것이 이탈리아 진 퀘테 레라는 곳의 저택에서 찾아오는 다이버들이 다이빙하는 것을 보는 것이었다고 해요."
"재벌이라고 해도 그런 것은 안타까운 일이네요."
"어쨌든 아들을 기리기 위해서 내년부터 다이빙 대회를 여는데요. 조금은 독특한 대회예요. 이름은 이글스 다이브라고 합니다. 올림픽 같은 대회와는 규칙이 달라요."
"어떻게요?" 이번에는 다이빙을 한 경력이 4년쯤 되는 남자 회원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금이 있다는 거예요. 1등에게는 20만 달라, 2등에게는 10만 달라, 3등 두 팀에게는 각각 7만 5천 달러가 주어집니다."
"우와~~" 몇 명의 회원 입에서 탄식이 나왔다.
"그런데 팀으로 참가를 해야 해요. 본팀은 5명이고 혹시나 모르는 예비선수는 2명, 선수 출신은 팀에 한 명만 허용되고 나머지는 아마추어로만 참가할 수 있어요."
"뭔가 복잡하네요. 그럼 다르다는 룰은 뭐예요."
"지중해 바다를 바라보는 절벽에 20미터 플랫폼, 15미터 플랫폼, 10미터 플랫폼, 7.5미터 플랫폼, 5미터 플랫폼이 있는데요. 다섯 명이 한꺼번에 다이브를 하는데 각기 다른 높이에서 시간차로 떨어져서 물에 닿을 때는 모두가 한 번에 입수를 해야 해요. 다이브는 두 번의 기회가 있어요. 한 번은 모두가 다이브 자세로 입수하고 두 번째는 모두 다른 자세로 떨어져야 해요. 그렇게 두 번이에요. 두 번 중 가장 좋은 점수로 평가를 받게 돼요. 만점은 1,000점이에요."
"그게 가능해요?"
"가능하지 않을 것은 없는데 문제는 그 시간차와 선수들 간의 호흡이 생각보다는 쉽지 않을 거라는 거죠."
"그럼 어떻게 참가해요?"
"참가에 제한은 없고요. 다섯 명이 각기 다른 높이에서 뛰어내린 동영상을 보내면 그중에서 10개의 팀을 선정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숙박과 항공요금 등을 모두 제공하고 대회에 참여를 하게 됩니다."
"멋있기는 하겠네요."
"그리고 그냥 다이빙 대회가 아니라 3일간에 걸쳐서 진행이 되는데 첫날은 참가하는 선수들의 프리다이빙 대회, 둘째 날은 본 다이빙 대회, 셋째 날은 세계적인 뮤지션을 초청하는 공연이 열리게 돼요. 벌써 내년 공연에 참여하는 가수들 이름도 나오고 있어요. 참고로 프리다이빙은 참가하는 선수들은 각자의 자세로 입수하고 SNS에 공개해서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다섯 명에게는 만 달러씩 상금도 있어요."
"누가 온대요?"
"모두 알지는 못하지만 Becky G, Justin Bieber, Ariana Grande 등은 정해졌대요."
"그래서 대회에 참가하시려고 하는 거예요?" 지영은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예. 참가하려고요. 상금을 받지 못한다고 해도 참가를 하기만 해도 좋은 경험이 될 거 같아요. 여기에 계신 분들 중에서 수준이 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시간은 얼마나 남았어요?"
"6개월이에요. 자 이제 준비 운동합시다."
"프리다이빙 상금을 빼고 상금의 합계가 45만 달러인 이유가 있어요?"
"올해 세상을 떠난 아들의 나이가 45세라서 그랬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회원들은 다이빙을 하기 위한 준비운동을 마치고 각자의 연습을 시작했다. 모두들 머릿속에서는 이미 이탈리아로 떠난 듯 그날을 상상하고 있었다. 쉽지는 않겠지만 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다섯 명이 시간차로 떨어지는데 같이 물에 입수한다는 그런 장면은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사람의 성장은 청소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성인에게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플랫폼 위의 다이버들은 우리 존재와 닿아있다. 다이브는 중력의 힘으로 물속에 들어가는 아름다운 순간의 포착이다. 중력을 이용하면서 순간적인 자세를 만드는 다이버들의 유연한 움직임은 삶에서 무엇을 마주하고 흘려보냈는지 돌아보게 해주기도 한다.
The 다이브 5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