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호반의 View

부드럽고 맑게 불듯이 쓰이는 것들

한국사람이라면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같은 언어로도 소통에 어려움을 적지 않게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과도 마음의 척도가 다르며 보는 눈의 폭이 다르고 걸어간 걸음의 수가 다르다. 그런데 어떻게 같은 것을 두고 똑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그건 불가능한 것이다. 단지 얼마나 열어놓고 그 사람의 이야기가 와닿는지 차분히 생각할 시간조차 안 가지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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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이라는 도시는 지나가 본 적은 있어도 머물러 본 적은 없었다. 제천은 충북의 다른 지역 중 산과 물이 어우러지는 지역으로 자연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는 곳이다. 특히 산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청풍명월의 청풍호반은 제천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알려져 있다. 걸어서 올라가는 수고로움을 일부러 선택할 수도 있지만 그나마 조금덜 고달픈 청풍호반 모노레일을 타면 약 24분 만에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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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경사를 아주 천천히 올라가는 모노레일을 타고 있으면 한참 동안 풍경이라는 것을 보지 못한 채 숲만 보고 올라간다. 중력의 힘을 느끼면서 같이 간 일행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충분히 나눠볼 수 있는 대화의 시간을 주는 모노레일이다. 부부끼리 싸웠다면 이 모노레일을 타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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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올라갔을까. 나무 사이로 청풍호반이 그려지듯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래서 그 시간을 올라오는구나라는 마음의 안식을 가지게 된다. 이 모노레일이 올라가는 산은 비봉산이다. 사방으로 병풍처렴 펼쳐지는 산과 그 아래를 채운 청풍호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경관의 하모니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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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내리던 비가 그치고 하늘은 누가 색칠해놓은지도 모를 정도로 색감의 조화를 만들어놓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늘이 푸른데 푸른색만 있지 않고 구름은 흰데 흰색만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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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봉산은 시의 전체적인 지세는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지형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곳이다. 천혜의 환경과 치유와 회복을 지향하는 청풍명월 본향인 이곳 충북 제천 청풍에서 봉황의 날개를 타고 날아올라 청풍명월의 비경을 누비는 아름다운 여정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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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봉황의 날개를 타고 날아오르지 않고 아주 천천히 올라가는 모노레일이었지만 해발 531m의 명산으로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흡사 다도해를 보는 듯한 빼어난 풍광은 마음의 View를 확 트이게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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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면 산세가 병풍처럼 펼쳐진 곳에 봉황의 거대한 깃털이 하얀색으로 펼쳐진듯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곳은 케이블카로 올라올 수도 있는데 케이블카 수송능력은 시간당 최대 1,500명, 일일 최대 15,000명까지 수송이 가능하다. 올라오는 시간은 모노레일보다 훨씬 짧아서 10여 분 만에 올라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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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넓은 곳을 보기 위해 구조물을 만들어두었다. 안전하게 가장 높은 곳에서 보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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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의 청풍호반을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올라 오늘도 하나의 열린 생각을 더했다. 모든 사람이 같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는 없지만 조금씩은 비슷해질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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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 첫머리에 나오는 문구로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가 있다. 청풍호에서 보고 때때로 그것을 마음에 담을 수만 있다면 또한 벅차지 아니한가라는 말로 이날의 여정을 표현해본다. 열린 생각만큼 열린 시각으로 같이 발자국을 만드는 것은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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